국조 특위는 지난 2일부터 가동했으나, 여야는 16일 현재까지 보름 동안 특위 구성조차 완결하지 못하고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총 45일 간의 국정조사 기간 가운데 이미 3분의 1을 허비한 것이다.
민주당의 요구로 이날 국정원 국조 특위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반쪽회의’가 되고 말았다.
전날 신경민 의원 등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 5명은 전날 신기남 특위위원장에게 교착상태에서 여야 간 토론이 필요하다며 국조특위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다.
전체회의는 특위 정원의 4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열도록 돼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해법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일단 자당 소속 특위위원들이 출구를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억지로 국정조사가 공전되고 있다”면서 “진실규명과 정의를 원하는 국민의 분노가 한계에 다다랐다. 새누리당은 국민과의 적이 될지, 국민의 요구와 경고를 수용할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두 의원의 거취 문제가 마치 국정원 사태의 핵심 이슈로 비춰지는 것도 부담이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국정원 사태의 본질은 대선 개입 의혹”이라며 “언론에 당 내홍만 집중 부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국정조사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진 의원도 당을 위해 자진 사퇴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두 의원의 특위 사퇴 없이는 국정조사에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국정원 국정조사의 범위가 댓글과 관련한 선거개입, 경찰의 수사축소,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정치개입 의혹, 국정원 여직원 인권침해 등 네 가지로, 인권침해 혐의로 고발된 두 의원은 직접적 이해당사자로서 제척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어떤 주장을 하든 우리의 방침은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두 위원을 교체해 하루빨리 특위를 정상화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새누리당 측이 느긋한 이유는 명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반대했던 정문헌·이철우 의원이 특위에서 이미 자진 사퇴한 상태다.
민주당이 각종 ‘설화’로 자중지란에 빠진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핵심 관계자는 “야당의 원칙 없는 막말공세에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당에서 계속 해오던 대로만 한다면 당분간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는 구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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