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터들 미술쪽 쳐다보면 큰일나는줄 알아" 화랑들 착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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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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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미갤러리~CJ사건~전두환가家 미술품압류 잇단 악재..미술시장 급랭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화랑들은 이제 갈 곳이 없다. 컬렉터들도 미술 쪽으로 쳐다보면 큰일이 날 것처럼 생각하니 너무 어렵다."

한국화랑협회 표미선 회장은“CJ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이런 일이 터지니 정말 숨도 못 쉬겠다”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 재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고가의 미술품이 재산 은닉이나 증식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화랑가는 다시한번 잔뜩 움츠려졌다.

지난해부터 재벌그룹들의 미술품이 수집이 비자금 조성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급랭한 미술시장은 '사모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지 오래다.

팔판동의 한 화랑 대표는 “서미갤러리 사건 이후 고객의 발길이 끊어졌다. 미술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환경에서 대다수 건전한 컬렉터들이 미술품 수집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화랑가는 "서미갤러리 사건 이후 미술시장은 줄곧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미술 문화가 건전한 방향으로 소개돼야 하는데 계속 부정적인 사건에 연루되니 전체 화랑도 분위기가 침체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인사동 한 화랑대표는 “소장가 대부분 그림이 좋아서 순수한 목적으로 수집한다. 미술시장이 살아나야 좋은 작가도 계속 육성할 수 있을 텐데 미술시장의 건전한 측면은 조명되지 않고 일부 부정적 사건만 부각되니 안타깝다”고 했다.

꽁꽁 얼어붙은 미술시장은 신진작가나 젊은 작가들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현상도 초래하고 있다.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대형 화랑들조차 유명작가들의 전시만 열고 있는 형국이다. 장사가 안되니 안정세를 취하는 것. 이렇다보니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대다수 젊은 작가들은 전시 기회가 적어지면서 생계유지 곤란층으로 전락하고 있다.

화랑들이“악재를 이겨내고 건전한 작가와 화랑, 컬렉터들이 더 많다는 점을 알려 그들이 미술시장을 이끌어가는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여파가 몰아닥치기 전까지 7~8년전 국내 미술시장에도 호황이 있었다. 자고나면 그림값이 올라갈정도로 억억하는 블루칩작가들이 등장했고, 재벌들뿐만 아니라 일반대중들도 '미술품도 재테크'에 가세했었다.

미술전문가들은 "미술시장이 호황을 누릴 때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 않아 미술시장의 가격 구조가 무너졌고 미술품이 비자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술평론가 최열 씨는 “화랑가가 미술시장이 호황을 누린 지난 20여 년간 소위 블루칩으로 불리는 작가들에만 집중하면서 미술품의 미술사적 가치와 시장적 가치의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며 “예술성보다 상품성만 중시하다 보니 미술품이 투기상품화된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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