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다른 기업 주식을 팔았다고 공시한 건수는 5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건보다 56% 증가했다.
이들 중 일부는 합병으로 인한 상호출자 해소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분 처분이었지만 대부분은 현금 유동성 확보나 변제가 목적인 사례가 많았다.
실제 티웨이항공의 지배회사인 티웨이홀딩스는 100% 자회사 아인스 주식 20만주 전량을 16억원에 뉴웨이브컴퍼니에 팔았다. 티웨이홀딩스는 2011년 17억원, 2012년 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1분기에만 약 2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지난 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서 졸업한 삼환기업은 지난 23일 신민상호저축은행 주식 160만주를 41억원에 외국계 투자자에 넘겼다. 삼환기업은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 매각도 추진 중이다.
주력 계열사의 잇따른 법정관리로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STX그룹은 자회사 STX에너지 지분 43.15%를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에 2700억원을 받고 팔았다. STX가 지난해 10월에도 오릭스에 STX에너지 지분 43.1%(3600억원)를 넘겼었다. 이로써 오릭스는 STX에너지 경영권을 소유하게 됐다.
토지나 건물 등의 실물 자산을 매각한 경우도 작년 12건에서 올해 19건으로 60% 가까이 늘었다.
도화엔지니어링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525억원에 삼호에이엠씨에 매각했다. 현금 유동성과 재무 안정성 확보가 목적이었다. 동양건설산업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토지를 대선건설에 넘겼다. 매각가격은 485억원이었다.
이필름은 경영효율화 및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대구 달서구 대천동 토지 및 건물을 잘만정공에 85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이필름은 2011년 175억원, 2012년 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적자 규모도 9억1944만원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영 여건이 나빠진 기업들이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사려는 수요자를 찾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실제 적자인 회사가 대규모 자산 매각에 성공하면 주가가 오르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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