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자산총계가 올해 3월 말 15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수익성도 최근 1년 새 꾸준히 개선돼 이 회사 총발행주식 가치를 2000억원 가량 늘어난 9100억원 수준으로 올려잡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경쟁사인 미래에셋생명은 같은 시기 자산총계가 20조원에 육박하는데도 총발행주식 평가액이 7000억원도 안 돼 이 전 회장 지분이 적절한 값에 처분됐는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태광그룹 상품권업체 한국도서보급은 7월 29일 이 전 회장으로부터 계열사인 흥국생명 주식 40만주(2.91%)를 1주에 6만7297원씩 모두 266억원에 매수했다. 이번 거래로 이 전 회장이 보유한 흥국생명 지분은 59.22%에서 56.30%로 줄어들게 됐다.
태광그룹 측은 이 전 회장ㆍ한국도서보급 간 거래단가에 대해 올해 3월 말 흥국생명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같은 태광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이 올해 3월말 기준으로 낸 1분기 보고서에서 흥국생명 지분 141만주(10.43%)에 대한 장부가를 1주당 5만4120원으로 잡은 데 비해 1만3177원(24.35%)이나 비싼 값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태광그룹 측은 "대한화섬이 1분기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흥국생명 결산이 끝나지 않은 바람에 작년 말을 기준으로 지분가치를 계산했다"며 "한국도서보급 인수가가 장부가보다 높은 것도 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세 달 간 흥국생명 자산총계나 순이익이 개선돼 가치가 상승한 것이지, 임의적으로 이 전 회장의 지분가치를 부풀려 계열사에 판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흥국생명보다 외형ㆍ수익성에서 앞서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한국도서보급 측 인수가는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도서보급 측 인수가로 계산하면 흥국생명 전체 발행주식 1358만주에 대한 시가총액은 9140억원을 넘어선다.
이에 비해 업계 순위에서 흥국생명(7위)보다 1계단 높은 미래에셋생명(6위)에 대해 모회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외부평가를 거쳐 잡은 시총은 3월 말 현재 약 65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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