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관련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이번 가격 재조정으로 OLED TV 시장은 사실상 치킨게임 양상으로 돌입했다.
시장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가격을 30% 이상 낮춘 만큼 이미 제품을 출시한 LG전자도 조만간 가격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OLED TV 출시를 앞두고 있는 세계 각지의 TV 제조업체들도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됐다.
디스플레이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은 오는 2017년 OLED TV 시장 규모가 12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출혈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시작된 업체 간의 치킨게임이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TV 시장으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이 싸움의 승자는 자금력과 마케팅 역량을 갖춘 업체나 탄탄한 내수시장이나 캡티브 마켓을 보유한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중후반 치열하게 펼쳐졌던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거의 유일한 승자가 됐다. SK하이닉스 등 2위권 업체와의 점유율은 2배 이상 벌어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을 제친 데 이어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과 가격경쟁력을 장점으로 가진 중국 업체들을 제외하면 경쟁 상대가 없어졌다.
차세대 TV로 불리는 OLED TV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OLED 관련 소재와 부품, 완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시장이든 치킨게임이 시작되면 과잉 공급에 이익률 하락까지 겹쳐 결국 업황 부진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제 막 태동한 OLED TV 시장이 과당 경쟁의 상징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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