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은 카피라이터?…톡톡 튀는 '소통 발언'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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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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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기택-신충식-이건호-서진원 행장 등 선의의 '어록 경쟁'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회사 임직원 간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한 일부 은행장들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들이 유명 인사들의 명언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장들은 사회생활 선배로서 직장인의 마음가짐과 CEO로서 경영철학 등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만의 톡톡 튀는 어록을 만들어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세대 직원들에게 맞춘 '감성 경영'의 사례로도 높게 평가된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왼쪽부터), 이건호 국민은행장, 신충식 농협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맏형'부터 '스토리' '진화수'까지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영혁신과 사회생활 초년병들의 직장생활을 돕기 위한 일부 은행장들의 발언들이 주목받고 있다. 보통 CEO 취임식 및 신입행원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언급되는 것들로, '촌철살인'의 힘을 느끼게 한다는 평가다.

홍기택 산업은행장은 산은금융지주 회장 취임식에서 '정책금융 맏형' 역할을 자청했다. 박근혜정부가 강조한 창조금융 및 중소기업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은행이 정책금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다.

그리고 실제로 산업은행은 정책금융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권 교체 후 금융권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많은 혼란이 있었는데, 정책금융의 맏형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적게나마 직원들의 자부심을 끌어올릴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평가했다.

신충식 농협은행장은 지난달 충북 충주연수원에서 진행된 신입행원 대상 특강 자리에서 '진(盡) 화(和) 수(水)'를 강조했다. 신입행원들에게 "최선을 다하고(진), 조직에 화합하고(화), 물(수)같이 수용하는 자세로 생활해달라"는 당부였다.

노동조합과 갈등 끝에 업무를 시작한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밝힌 경영철학도 화제가 됐다. 이 행장이 밝힌 경영철학을 간단히 표현한다면 '스토리가 있는 금융'이다.

그는 "은행과 고객 그리고 은행원과 고객 간에 어떤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은행의 성패는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맞춤화된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제공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어록' 최고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발언은 이른바 '어록급'에 속한다.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라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에선 늘 서 행장의 발언이 회자될 정도다.

서 행장은 지난 16일 경기도 기흥 신한은행 연수원을 방문해 입문 연수 중인 신입행원들과 만나 '가감승제(加減乘除)'론을 제안했다. 역량을 계속 더하고(+), 과욕과 잘못된 습관을 버리며(-), 긍정적 사고방식과 팀워크를 곱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주위와 사회에 따뜻함을 나누라(÷)는 내용이다.

서 행장은 "어려워 보이는 수학도 기본인 덧셈·뺄셈·곱셈·나눗셈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가감승제를 잘해 나가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달라"고 당부했다.

서 행장의 어록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역시 신입행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로가 아닌 프로'가 될 것을 주문했다. 당시 그는 "상황에 끌려 다니며 수동적인 삶을 사는 포로가 아닌,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프로가 되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긍정, 열정, 냉정, 온정' 네 가지 삶의 자세를 신입행원들에게 제시했다. 서 행장은 당시 유행하던 한 개그 프로그램의 코너 '네 가지'를 응용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특히 고객과의 상생·동반을 의미하는 온정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 행장은 평소 사적인 자리에서 말씀이 많은 편은 아니다"며 "그러나 사회 초년생인 신입행원들을 위해선 인생 선배로서 도움이 되는 말을 전해주기 위해 많이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서 행장의 발언이 대단한 어록은 아닐지라도 후배들이 가슴에 새겨 놓는다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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