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왕리쥔 도주만 내 책임"…재판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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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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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 나흘째, 뇌물수수·횡령·직권남용 부인

[사진=지난시 중급인민법원 웨이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 서기가 뇌물수수, 횡령에 이어 직권 남용까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보시라이 재판 나흘째를 맞은 25일 오전 8시30분(현지시간)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속개해 전날에 이어 그의 직권 남용에 대한 심리를 이어갔다.

보시라이는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저지른 영국인 독살 사건을 은폐하려고 왕리쥔(王立軍) 충칭시 공안국장을 중앙 정부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해임하는 등 직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보시라이는 아내가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판단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린 일련의 ‘잘못’이 살인 사건을 은폐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볼 수 없다면서 법적 책임을 질 수는 없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맞섰다. 

또한 보시라이는 “왕리쥔이 미국 총영사관으로 도주하는 과정에서 나에게 잘못과 과실이 있었고 이 때문에 당과 국가의 명예에 누를 끼쳐 매우 부끄럽다”고 일견 죄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책임을 지는 것과 죄냐 죄가 아니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전날에도 보시라이는 증인으로 참석한 왕리쥔과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치열하게 대치했다. 현재 왕리쥔은 미국 총영사관 망명 기도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태다.

보시라이의 직권 남용 부분 혐의는 뇌물 수수, 공금 횡령 등 부패 혐의와 달리 당 중앙의 권위에 도전하는 정치적인 행위로 해석될 수 있어 매우 민감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특히 법리적으로도 부패 혐의보다 유죄 입증이 쉽지 않아 관계자 출석 증언 및 서면 진술 확인 등의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보시라이는 앞서 22~24일 재판에서도 2179만 위안(약 39억6000만원) 규모의 뇌물 수수 혐의, 500만 위안의 공금 횡령 혐의도 전면 부인하며 버티기로 일관했다. 특히 23일 진행된 공금 횡령 혐의 심리에서 아내 구카이라이가 동영상을 통해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자 “미쳤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법원 주변에서는 보시라이가 예상을 뒤엎고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사실상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번 재판이 애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은 24일 평론을 통해 중국 법원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보시라이 전 중국 충칭시 서기 재판 내용을 문자 중계한 데 대해 ‘지도부의 반부패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 법치에서 역사적 발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또 통신은 재판 과정 실시간 공개는 ‘파리’뿐만 아니라 ‘호랑이’도 잡겠다는 중앙 지도부의 의지와도 들어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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