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회장에 대한 고발과 동양그룹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대책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잇는 가운데 뾰족한 해결책은 없이 각종 설(說)만 난무하고 있어, 정부와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와 동양그룹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동양그룹 내부에서는 현 회장과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제3의 인물’로 부상한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상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나돌고 있다.
◆ 이혜경 부회장과 김철 상무는 누구?
동양사태에 따른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 책임을 둘러싼 의혹의 중심으로 현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과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동양그룹의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장녀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당초 그룹의 경영 전권을 남편인 현 회장에게 맡기고 내조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이 지난 2008년 그룹이 디자인경영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동양레저 부회장과 동양매직 디자인 담당 고문을 맡고 있던 이 부회장은 이후 조금씩 경영 범위를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등장한다. 김 대표는 2010년 5월 설립된 MRO(소모성자재공급업체) 회사 미러스 대표를 맡다가 2011년 동양시스템즈 합병한 동양네트웍스 출범과 함께 대표를 맡으며 그룹 내에서 급부상 했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출신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이 부회장의 관심을 받아 그룹 내 영향력을 넓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러스는 당시 이 부회장이 100% 자본출자 해 설립됐다.
특히 지난 6월 현 회장의 장남인 현승담 대표가 동양네트웍스 대표로 선임되면서 동양네트웍스는 그룹의 후계 구도에 중요한 축으로 떠올랐다.
동양그룹 내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동양매직 매각 당시 매각 직전까지 갔던 교원그룹과 협상이 결렬되고 KTB PE 컨소시엄과 협상을 시작한 배경에도 김 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동양그룹의 실기가 시작된 것도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현승담 대표는 그룹 구조조정이 발표된 이후 출국한 상태고 이 부회장은 동양증권 노조로부터 구조조정 발표 직전 동양증권 개인 계좌에서 6억원을 인출하고 금고에서 개인 물품을 가져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동양그룹의 계열사 간 자금거래와 관련해 현 회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키로 했지만, 이혜경 부회장과 김철 대표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의뢰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 현재현 회장 책임론도 여전
그러나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동양그룹이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한 부인할 수 없는 책임자라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그룹 전체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주력 사업인 시멘트 업종의 업황이 계속 곤두박질 치는데도, 계열사 매각 등 중요한 결정을 할 시기를 놓친 것이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스스로도 지난 3일 출입기자들에게 직접 보낸 이메일을 통해 “동양임직원들을 움직인 모든 의사결정은 저의 판단과 지시에 의해이루어진 것”이라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했던 것으로 평가받았던 동양시멘트를 법정관리 신청에 합류시키면서 이를 통해 피해를 보게 될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책임은 면치 못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 회장은 또 앞서 법정관리 신청 전인 지난 달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계열사 법정관리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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