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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보훈지청장 정순태
우리가 즐겨먹는 설렁탕이나 곰탕 등 탕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얘기가 있다.
소위 ‘탕’ 문화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속설인데 한번쯤 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한다.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나라가 세워진 이래 외세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당하면서 그때마다 식량이나 가축 등의 갖은 약탈과 만행에 시달려야 했다.
침략자들로부터 먹을 것을 모두 빼앗겨버린 선조들은 풀뿌리, 나무뿌리 등으로 연명을 해야 하던 때에 침략자들이 고기를 모두 베어 먹고 내다버린 뼈다귀를 주워다가 국물을 내어 먹는 것을 귀하게 생각했고, 그것이 지금 우리가 즐겨먹고 있는 ‘탕’ 문화의 시초라고 한다.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탕’ 문화의 발전사가 아니다.
우리는 왜? 주변국들로부터 처참한 만행과 약탈에 시달리며 먹을 것이 없어 침략자들이 쓰레기로 버린 것조차 귀하게 생각해야만 했었는가? 하는 것이다.
가까운 역사로는 우리 민족끼리 전쟁을 치렀던 6.25때도 있다. 먹을 것이 없어 우리를 위해 참전했던 유엔군들에게 초콜릿과 껌, 깡통에 들어있는 짬(통조림)을 구걸하며 목숨을 연명해야만 했던 것이 바로 우리 부모세대다.
결국 우리 힘이 침략자들보다 약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바로 북한과 같은 민족끼리 끝나지 않은 전쟁을 치루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과의 대결에서 우리 방식대로 평화적 통일을 이룬다 하더라도 과거 역사와 다름없는 또 다른 힘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 한반도 지정학적 여건이 그 이유다.
북한의 침략을 대비하는 것은 물론이고 통일 이후에도 우리의 안보는 여전히 최우선시 되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군대와 국민의 애국심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은 국민의 기본의무 중에 국방의 의무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가 군에 가는 경우는 두 가지다. 국민의 의무로 복무하는 경우와 직업으로 선택하는 경우이다.
어찌됐든 두 경우 모두 다 외부 침략으로부터 우리 국민이 자유와 평화, 그리고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생존의 기본을 지켜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군인들에게 감사하는 것에 너무도 소홀한 것 같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군을 특권 계층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직업군인으로 전역을 하게 되면 그에 대한 존경과 예우는 감히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이분들이 사회에 나와서 재취업을 원하면 거의 80-90퍼센트 이상 취업처를 제공한다.
우리 현실과 비교하면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면서 통일 이후에도 안보가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우리가 오히려 제대군인들을 예우하고 존경하여야 함에도 안보는 정치와 이념의 논쟁 대상이 아니다.
정쟁 중에도 안보는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이견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임진왜란 전 일본 동향을 파악하러 갔던 사신 2명의 상반된 보고와 전쟁의 참사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이와 같은 참혹한 역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북한은 물론 통일 이후의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려면 강력한 국방력을 유지해야만 한다.
군인은 사기를 먹고 사는 집단이다. 의무로 복무하고 있는 장병이나 직업으로 선택한 군인들 모두에게 전 국민이 감사하고 예우하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야 한다.
군인들이 있어야 우리의 자유와 평화, 복지가 보장된다.
군 복무 후 제대군인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바로 나와 가족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10.8.부터 10.14.까지를 제대군인 주간으로 선정하였다.
그러나 안보가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만큼 매일 매일이 제대군인 주간이다.
단풍이 산야를 뒤덮고 있는 지금도 안보의 최일선에서 나와 사랑하는 가족들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국군장병에게 단풍이 짙게 물든 가을편지를 보내보자! 그리고 어려운 복무를 마치고 새로운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대군인들에게 우리 마음이 깊게 담겨진 사랑의 눈길을 보내 보자! 군인은 사기를 먹고 산다. 유비무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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