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례
의정부보훈지청 보상과장 정두례
11월하면 어떤 날이 가장 떠오를까?
대부분 대입수능일과 빼빼로데이를 생각할 테지만, 많은 기념일 중에서도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 오는 11월17일 바로 “순국선열의 날”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날을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순국선열이란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조차 그리 많지 않다.
‘순국선열’이라 함은 1905년11월17일 망국의 을사늑약이 체결된 날을 전후하여 1945년 8월14일까지 국내외에서 조국독립을 위해 가족과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일제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분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가 침탈한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선열의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그분들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한 법정기념일이다.
그리고 이날은 임시정부가 1939년11월21일 개최한 임시의정원 제31회 총회에서 차이석(車利錫) 선생 등 6인이 “나라를 빼앗긴 치욕의 날을 절대 잊지 말고 독립의지를 다지며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억하자”고 발의하여 실질적인 망국일 11월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한 것이 그 효시로, 올해로 제74회가 된다.
이후 1945년8월15일 해방 전까지 임시정부 주관으로 기념행사를 거행했고, 광복 후에는 광복회 등 민간단체가 주관하여 추모행사를 거행하여 오다가 1997년5월9일 정부기념일로 제정되었다.
과거의 역사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비추어주는 거울이요 미래를 이끌어 줄 지팡이와 같다.
우리는 순국선열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나라에 살고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날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자녀들과 함께 대표적인 독립운동 삼의사(윤봉길, 이봉창, 백정기)와 임정요인(이동녕, 김구, 조성환, 차이석)이 잠들어 계신 독립운동의 성지 효창공원을 찾아 참배하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그분들의 뜨거운 애국심을 느껴보자.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윤봉길 의사가 두 아들에게 남긴 유언이 떠오른다.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해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그리고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며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아라.”
또한 의거 후 고향집에 들이닥쳐 못살게 굴던 일경에게 “우리 봉길이는 조선남아로서 당연히 할 일을 다 했을 뿐이니 차라리 나를 죽여라.” 고 호통치던 윤 의사 어머니 김원상 여사의 당당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순국선열들께 한없는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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