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은행권 고정금리대출…2년 전으로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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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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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최근 점차 줄어들고 있는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2년 전 수준까지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를 낮추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을 독려했던 금융당국의 정책 약발이 2년만에 떨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커버드본드법이 통과하면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현재 예금은행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1년 8월 18.0% 이후 2년 1개월만에 최저치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내놓았던 2011년 6월말 즈음과 비슷해졌다. 당시 당국은 은행권 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오는 2016년까지 30%로 맞추도록 했다. 

당국의 이 같은 방침으로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은 지난해 11월 50.5%까지 치솟았다. 특히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시작됐던 적격대출 열풍이 인기를 끌었다. 적격대출은 은행이 판매한 대출 채권을 공사가 매입해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형태로 유동화하는 방식의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하지만 이 열기는 미국의 출구전략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점차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장기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국고채 금리와 연동되는 적격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올해 5월 초 2%대 후반에서 점차 상승해 이달 들어 3.5%에 육박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지난 8일 현재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0년 만기 적격대출 평균금리는 연 4.4%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10월 기준)는 3.8%로 이보다 더 낮다.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다보니 은행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6월 40.4%에서 7월 30.4%, 8월 22.2% 등 9월까지 넉 달 연속 급락하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은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없기 때문에 대출 기간이 길수록 수요자에게 유리하다. 단기로 자금을 빌렸다고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고정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면서 유동성을 흡수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금리 상승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양진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당장 금리가 낮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금리 리스크를 가져가기보다는 고정금리를 선택해 향후 현금 흐름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고정금리 대출 확대 방안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커버드본드 법안 통과'를 꼽았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채권이다. 투자자는 발행기관에 대한 청구권과 담보 자산에 대한 우선청구권 등 이중상환청구권을 보유하기 때문에 신용으로 발행되는 채권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 이를 통하면 은행들은 저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고정금리 대출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조 만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MBS 등 장기채권 조달비중이 10% 증가할 경우 변동금리 모기지 비율이 약 6.7% 감소한다"면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서는 MBS 등 장기채를 통한 조달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커버드본드법 통과를 고정금리 대출 방안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적격대출 유동화 금리를 사전에 제시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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