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3/11/21/20131121114540306482.jpg)
금융증권부 장기영 기자.
최근 집안의 아버지 격인 그룹 오너의 결단이 자식인 두 대형 손해보험사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그룹 자금 조달을 위한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동부화재와 계열사 기업어음(CP) 투자자 보상을 위해 새 주인을 기다리는 LIG손보가 그 주인공이다.
김준기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는 내용까지 포함된 동부그룹의 자구계획안에는 동부화재를 비롯한 금융계열사가 매각 대상에서 모두 빠졌다.
반면 LIG그룹은 구자원 회장 일가가 소유한 LIG손보 지분을 전량 매각해 LIG건설 CP 투자자 보상금을 마련키로 했다.
LIG손보는 LIG그룹의 실질적인 모체이고, 동부화재는 동부그룹이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한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자는 집안 빚잔치를 위해 팔려가야 할 신세가 됐고, 서자는 집안에 남아 효자가 돼야할 판이다.
구 회장은 고심 끝에 적자를 내팔기로 했다지만, CP 투자자 피해 보상에 가려진 LIG손보 임직원과 고객들의 불안은 보상할 방법이 없다.
동양그룹 사태 발생 이후 고객들의 계약 해지가 잇따랐던 동양생명을 지켜 본 LIG손보는 어느 때 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고객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의 매각 소식을 보험사 자체에 매각을 해야 할 만큼 큰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기회를 틈타 LIG손보 고객들의 계약 이전을 유도하려는 경쟁사 소속 보험설계사들까지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두 보험사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이 스스로가 아닌 그룹과 계열사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동부화재와 LIG손보는 연간 원수보험료 기준 각각 업계 3, 4위사로 삼성화재, 현대해상과 더불어 빅4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보험은 깨면 무조건 손해라는 것을 아는 영리한 고객이라면 아버지의 결정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