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불황의 팔부능선을 넘고 있다. 올해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올 겨울 비수기가 막바지 고비가 될 공산이 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아시아 시황이 겨울철 비수기에 따른 수요감소 영향으로 약보합 국면을 시현하고 있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의 주력 화학제품인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의 경우 하반기에도 가파르게 오르다 최근 정점에서 멈춰섰다. 비수기에도 크게 하락반전하지 않은 것은 거시적인 업황 회복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당분간 현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톤당 1700달러에 근접한 현재 LDPE 가격은 2011년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의 수요 관망세에도 아시아 역내 이란산 수입물량 감소로 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며 “내년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도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내년 석유화학 업황은 불확실성이 많아 큰 폭 개선은 어렵지만 올해 정도의 양호한 회복세는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중국과 아세안, 유럽 시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석유화학 생산이 2.4% 증가하고 수출은 5~1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큰 폭 개선은 아니지만 올해 가파른 회복세가 내년에도 유지된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화학 수출이 연간 0.7% 증가에 불과한 반면, 올해는 1~10월 사이 6%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는 “올해까지 2년여간 불황이 지속되면서 재고가 많이 해소됐다”며 “석유화학 설비증설도 수요증가분에 비해 작았기 때문에 내년 업황에 긍정적인 소재가 많다”고 전망했다.
기업별로는, LG화학이 내년 1월 SAP 8만톤 증설을 완료한다. 중국의 두자녀 허용 정책에 따라 기저귀 등 전방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또 편광판, LCD용 유리기판, ITO필름 등 정보전자 부문 증설에 따른 효과가 내년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사우디 북부 주베일 EVA 및 LDPE 병산 20만톤 공장을 추가 건설해 내년 관련 매출이 증대될 전망이다. 태양광 사업의 적자폭도 축소되는 추세이며, 내년 폴리실리콘 진입에 따른 수직계열화 효과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계열사인 한화L&C는 소재 신사업인 태양광 백시트와 EVA시트, 터치스크린용 ITO글라스 및 ITO필름 등의 판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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