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성과 위주 인사기조 지속…스마트폰 사업 '당근' TV 사업은 '채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11-27 14: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LG전자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한 박종석 MC사업본부장(왼쪽부터)과 하현회 HE사업본부장,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아주경제 이재호ㆍ이혜림ㆍ송종호 기자 = LG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철저히 성과 위주의 인사를 실시했다. 

실적 있는 곳에 보상도 있다는 명제를 통해 구본무 회장의 '시장선도'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G 시리즈'를 성공시키며 스마트폰 사업의 활로를 여는 데 성공한 MC사업본부는 승진 잔치를 벌이게 됐다. 반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HE사업본부의 경우 수장을 교체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 성과 낸 스마트폰 '승진 잔치'…고전하는 TV 사업 수장 교체 

LG전자는 27일 임원인사를 통해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박 사장이 이끄는 MC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까지 34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량인 2620만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권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전략 스마트폰인 G 시리즈를 통해 선두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세탁기 1등 신화를 이룩한 고졸 출신의 조성진 HA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깜짝 승진시킨 데 이어 올해도 성과 위주의 인사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이 승진하면서 LG전자의 5개 사업본부 수장은 모두 사장급이 됐다. 

반면 그동안 HE사업본부를 맡고 있었던 권희원 사장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대신 LG디스플레이의 글로벌 1위 도약에 기여한 하현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HE사업본부장을 맡게 됐다.

TV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고 UHD급 화질을 갖춘 곡면 올레드 TV 역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등 기술력 측면에서는 진일보했지만 이같은 신기술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HE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까지 23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연간 이익 규모가 지난해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임 HE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된 하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전략기획, 모바일, IT 사업 등을 담당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주)LG로 옮긴 이후에는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 사업을 챙기는 시너지팀장을 맡아 왔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업종의 특성상 TV와의 연관성이 커 하 사장이 HE사업본부를 이끄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던 정도현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LG전자의 실적을 소폭이나마 향상시켜 온 성과가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부사장 승진 대상자도 확실한 실적을 인정받은 인물들도 채워졌다.

조 사장과 함께 글로벌 세탁기 시장 1위 달성에 힘을 보탠 세탁기사업담당 이호 전무와 품질 및 생산성 향상을 이끈 창원생산그룹장 한주우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공급망 관리체계(SCM) 정착 및 물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SCM그룹장 강태길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기쁨을 맛봤다.

MC사업본부의 강세는 임원 인사에도 반영됐다. 전무 승진자 11명 중 4명이 MC사업본부 소속이거나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된 임원으로 채워졌다. 반면 TV 사업 담당은 1명에 불과했다. 

◆ R&D 역량 강화로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LG전자는 임원인사 실시와 함께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에 각 제품 사업담당별로 운영되던 연구 조직 가운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을 통합해 사업본부장 직속 연구소가 신설된다. 

예컨데 냉장고 연구소와 세탁기 연구소 조직 일부가 HA사업본부장 직속의 HA연구소로 합쳐지는 식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에어컨 사업 등을 담당하는 AE사업본부에도 AE연구소가 설립된다. 이와 별도로 개별 제품 개발은 각 사업담당에서 그대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각 제품 사업담당별로 운영하던 해외영업 조직도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운영키로 했다. 조직기능 중복을 막고 글로벌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LG전자는 GMO(글로벌마케팅부문장) 조직을 GSMO(글로벌영업마케팅부문장)으로 변경하고 해외 영업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다. GSMO는 국내와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사업을 총괄했던 박석원 부사장이 이끌게 된다.

또 지리적 연계성 등을 감안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등 아시아 8개국을 관할하는 '아시아지역대표'를 신설하고 김원대 전무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유럽에서의 B2B(기업간 거래) 사업 확대를 위해 유럽지역대표 산하에 '유럽 B2B 법인'도 신설키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5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 하부 조직간 시너지 확보 및 자원 투입 효율 극대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며 "구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시장선도 경영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조치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