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29일(한국시간 기준) 아이손혜성이 태양의 가까운 점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태양열과 태양 중력을 이기지 못해 파괴됐다고 2일 밝혔다.
아이손은 근일점 통과 직전 분열의 징후를 나타내며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태양 최접근 직전에 이미 핵을 잃어버린 상태였던 것으로 최종 분석됐다.
근일점을 통과한 직후 부채꼴 모양의 꼬리를 남기며 태양 너머로 모습을 나타냈지만 핵은 이미 소실된 후였다.
29일 태양관측 인공위성 SOHO의 LASCO C3라는 관측기기의 영상에 나타난 것은 아이손이 파괴되고 남은 먼지와 잔해라고 추정되고 있다.
혜성은 얼음과 먼지, 암석으로 이뤄져 태양계 형성초기에 충돌하고 깨졌다가 합체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빈틈 많고 쉽게 부서지는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됐다.
아이손은 처음 내태양계로 들어온 뒤 태양 부근을 통과하면서 이전까지 혜성이 경험하지 못한 2800℃의 고온과 지구 표면중력의 28배 강한 중력으로 인해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핵의 벌어진 틈 등 취약한 곳을 통해 기체와 먼지가 분출되는 과정에서 핵의 조각들이 떨어져 나간 뒤 결국 핵 전체가 부서지는 종말을 맞은 것이다.
지난 29일 아이손의 근일점 통과 직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우주망원경 SDO와 유럽우주국(ESA)의 Proba-2 SWAP 영상에는 아무 흔적도 나타나지 않아 NASA와 ESA는 혜성이 소멸됐다고 즉각 발표했다.
몇 시간 뒤 NASA와 ESA의 태양우주망원경 소호(SOHO)와 NASA 스테레오(STEREO) 우주망원경 영상에는 태양 뒤편을 돌아 나온 혜성의 모습이 선명하게 찍혔다.
29일 오전 아이손은 태양 뒤편에서 나와 SOHO에 포착됐다.
처음 영상에 담긴 모습은 일반적인 혜성과 차이를 보였지만 정상적인 모습을 띠면서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30일 오후부터는 눈에 띄게 어두워졌고 이미 핵이 소실돼 혜성의 형태를 잃어갔다.
아이손은 1일 오후 4시 이후 SOHO LASCO C3 영상에서 핵이 분해돼 잔해만 남은 채 시야를 빠져나갔다.
혜성은 LASCO의 시야를 벗어나기 직전까지 본래 궤도를 따라 운동하고 있었다.
2대로 이루어진 STEREO 우주망원경, STEREO-A와 STEREO –B의 영상에서도 위와 같은 상황이 확인됐다.
아이손을 태양 뒤편에서 감시한 STEREO-A의 영상으로부터 혜성이 근일점을 통과하면서 얼마나 많은 물질이 방출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지구에서 볼 때 STEREO-A와 대칭인 지점에서 태양을 감시한 STEREO–B의 영상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이손이 소멸되지 않았을 경우 이달 초중반, 북반구 하늘에서 중순까지 밝고 긴 꼬리와 함께 새벽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불빛이 없는 새벽 동쪽 하늘, 어두운 곳에서 모든 사람이 맨눈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지만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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