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김정은은 장성택의 처형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권위에 대한 도전의 대가가 얼마나 가혹인지를 대내외적으로 공개했다.
장성택을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종파분자'로 낙인찍은 지 나흘 만에 신속히 처형하고 언론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자신의 단호한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형 처벌을 확정한 특별군사재판 판결문은 장성택에 대해 '청년사업부문' '부서와 산하기구' '인맥관계에 있는 군대간부' 등을 동원해 반역을 획책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노동당과 내각, 군부에 있는 장성택 인맥을 솎아내고 처벌하는 전방위적 숙청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장성택이 당 행정부장을 지낸 만큼 노동당의 주요 간부들이 우선 숙청 리스트의 앞부분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판결문은 "장성택은 당과 국가지도부를 뒤집어엎는 데 써먹을 반동무리들을 규합하기 위해 제놈에게 아부아첨하고 추종하다가 된(큰)타격을 받고 철직, 해임된 자들을 비롯한 불순이색분자를 교묘한 방법으로 당 중앙위원회 부서와 산하기관에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이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 처형된 가운데 장성택이 이끌던 당 행정부 소속 인사들은 누구든지 숙청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김정일 후계자 시절 청년사업을 이끌며 호형호제해온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등도 숙청의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특히 장성택이 대남정책을 관장하는 통일전선부도 그가 인맥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대남 관계자들의 대거 숙청도 예상된다.
판결문은 "부서와 산하 단위의 기구를 대대적으로 늘리면서 나라의 전반사업을 걷어쥐고 성, 중앙기관에 손을 뻗치려고 책동했다"고 밝혀 내각도 대대적 숙청이 불가피하다.
장성택은 황금평 및 나선 등 북·중특구의 공동지도위원회 북측위원장을 맡아왔고 자원을 팔아먹은 사실을 판결문에 적시한 만큼 외화벌이 기구에 대대적인 숙청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군부도 장성택 처형에서 비롯될 숙청의 과녁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북한의 특별군사재판소는 판결문에서 장성택이 정변을 꾀했다고 주장하면서 "인맥관계에 있는 군대 간부들을 이용하려고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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