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6일 항공기에 들어가 컴퓨터 시스템을 제어해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운영체제 개발해 국산 무인항공기에 탑재해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TRI가 개발에 성공한 항공용 실시간 운영체제의 이름은 큐플러스 에어다.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보수적인 외산 위주의 시장생태계로 인해 기술의 상용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술을 개발한 ETRI 연구원이 직접 창업을 통해 상용화에 뛰어들면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헬리콥터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상태감시 시스템 탑재 계약에 성공했다.
연구원이 창업한 연구소기업은 알티스트로 지난 10일 등록절차를 모두 마치고 ETRI로부터 기술이전 받아 상용화 채비에 나섰다.
ETRI는 연구소 기업을 통해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를 비롯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헬리콥터들에 이 운영체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항공전자, 무기체계, 원자력 등 안정성이 높이 요구되는 다양한 고신뢰 시스템 적용도 추진중이다.
큐플러스 에어는 미래부 월드베스트소프트웨어(WBS) 과제인 무인기용 표준 SW 솔루션 및 테스트베드 개발 과제를 통해 이뤄졌고 지난 2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3미터 크기의 시험용 무인기에 탑재돼 두 차례 비행에 성공했다.
ETRI는 시험비행 성공이 국내서 개발한 실시간 운영체제로는 최초로 비행시험에 통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항공청의 SW 안전성 기준 최고 등급인 DO-178B 레벨 A를 획득한 것에 이어 실제 적용에도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연구진은 평가하고 있다.
ETRI가 개발에 성공한 큐플러스 에어는 항공기의 무게와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한 통합모듈구조(IMA)를 국내 최초로 지원하고 있어 무인기나 항공기의 체공시간과 작전반경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고 개발 과정을 통해 국제특허도 12건 출원하고 논문 14편을 발표했다.
그동안 항공기에 들어가는 운영체제는 모두 외산이었다.
기존 시스템은 일부 SW 업그레이드시에 SW 전체를 교체하는 등 비용과 시간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지만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운영체제를 사용해 외산 의존성을 탈피하고 쉽게 시스템 교체가 가능하게 됐다.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사도 향후 전투기는 무인 전투기로만 개발될 것이라고 최근 선언하기도 했다.
무인 항공기는 머지 않은 장래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시간 운영체제가 개발돼 참여 연구원을 통해 연구소 기업을 창업, 상용화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개발을 총괄한 ETRI 임베디드SW 연구부 임채덕 부장은 ”IMA 구조의 실시간 운영체제는 유무인기, 자동차, 우주, 로봇등과 같은 산업이 점차 전자화, 융복합화 됨에 따라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라며 ”대부분의 무기체계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해외제품에 의존도가 커서 국방 자립화 측면에서도 국산화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헬리콥터의 실시간 운영체제로 ETRI 연구성과물을 선택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이진균 담당은 “ETRI의 큐플러스 에어는 최고의 신뢰도를 요구하는 비행시험을 통과한 검증된 운영체제로 향후 헬리콥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공기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시간 운영체제 올해 세계 시장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추정되고 국내는 무기체계 시장만 3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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