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올 한해 중국은 신 지도부의 출범과 함께 많은 개혁과 변화를 시도했다. 관료주의, 형식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를 의미하는 4풍(四風) 척결을 위한 사정 개혁에서부터 노교제도 폐지, 두자녀 정책까지 철옹벽 같았던 정치ㆍ사회적 관례에도 개혁의 바람이 불었다.
올 한해 중국 정부의 이러한 시도들이 중국 개혁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다면 내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개혁ㆍ개방 정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에 올 한해 중국에서 일어났던 10대 사건을 홍콩 펑황왕(鳳凰網)이 재조명했다.
◆ 시진핑-리커창號 5세대 지도부 정식 출범
지난 3월 열린 우리나라 국회격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진핑(習近平)과 리커창(李克强)이 각각 국가 주석과 총리에 선출되며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로 부상한 중국을 이끌 5세대 지도부가 공식 출범했다. 중국 5세대 지도부는 공업화, 정보화, 도시화와 함께 국유기업 개혁, 개방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 고위관료 부정부패 척결
올해 1월 시진핑 주석은 제18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 2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부정부패 온상을 무너뜨리기 위해 호랑이(고위관료)와 파리(하급관료)를 가리지 않고 처벌하겠다며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앙기율위 감찰부에 따르면 11월말 현재까지 허례허식 타파, 사치와 낭비 풍조를 억제하는 8개 규정을 위반해 처벌된 전국 각지의 공직자 수는 총 25855명으로 그 중 당정부에 속한 인원은 6247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매월 평균 1명의 성부급(省部ㆍ성장과 부장(장관급)을 아우르는 말) 간부가 낙마했다.
◆ 스모그로 덮인 중국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중국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올해 초부터 연말까지 지속된 중국 전역을 뒤덮은 심각한 스모그 현상이 그것이다.
이는 지난 30년간 중국이 추진해온 공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누적된 에너지 소비 증가, 석탄 위주의 에너지 구조의 강화, 도시 자동차 수 증가, 우후죽순 이뤄진 개발에 의한 것으로 중국의 대기오염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중국 민항총국은 스모그현상이 심해지자 급기야 중국 10대 도시를 오가는 비행기 조종사들이 가시거리가 400m 이하인 상황에서도 계기 등을 통해 이착륙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 보시라이 스캔들
보시라이(薄熙來) 스캔들은 핵심지도자 그룹인 태자당(太子黨)의 선두주자였던 보시라이가 아내의 영국인 사업가 독살추문을 계기로 개인비리까지 드러나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건으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부패 사정 칼바람의 영향력을 보여준 사건으로 꼽힌다.
지난 7월 25일 산둥성 지난(濟南)시 인민검찰원(검찰)은 뇌물 수수, 공금횡령, 직권 남용 혐의로 보시라이 전 충칭(重慶)시 공상당위원회 서기를 정식 기소했다. 지난 10월 열린 상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대로 무기징역이 확정되며 1년 10개월에 걸쳐 중국을 뒤흔들었던 '보시라이 스캔들'은 막을 내렸다.
◆ H7N9 신종 조류독감의 창궐
지난 3월말 중국에 처음으로 발견된 H7N9 조류독감 환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감염자는 139명으로 이중 45명이 사망했다. 이로 인해 중국 가금류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고, 중국 사회에서 보건 위생에 대한 관념이 새롭게 바뀌는 계기가 됐다.
◆ 중국 창어3호 달착륙 성공
중국이 지난 12월 발사한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중국 CCTV는 창어 3호를 타고 날아간 중국 최초의 로봇 달 탐사체 '옥토끼호'가 달 표면에 착륙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 '단독 두자녀 정책' 입법화 착수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열린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통해 부부 가운데 한 명이 외동자녀면, 두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단독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베이징 등 대도시 일부가 새 정책과 관련한 입법화 과정에 착수한 상태다.
이는 30년간 지속돼온 한자녀 정책이 늘어나는 고령화, 남녀성별불균형, 청소년노동력의 부족 등의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킨 데 따른 것이다.
◆ 동해 방공 식별구역
지난 11월 중국 국방부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에 이어 한국의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는 동중국해 상공의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면서 한ㆍ중 갈등을 야기시켰다.
◆ 노동교화제 폐지
국제사회로부터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제도라는 공격을 받아온 중국의 노동교화(노교) 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새 법률안이 마련돼 이 제도 시행 50년만인 올해 10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처음 심의돼 지난 11월 열린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노동교화제 폐지를 결정했다.
'노동개조(勞改)'라고도 불리는 노교제도는 매춘, 소매치기 등의 가벼운 범법행위를 한 여성과 청소년, 사회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 등을 사법적 절차 없이 강제로 수용해 노동과 교육을 시행하는 형벌제도다.
◆ 집값 규제
현재 가파르게 상승하는 집값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월 국무원 상무회의는 5개 항목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인 ‘국5조’를 확정했다. 하지만 국오조 시행 이후에도 전국 집값은 여전히 오르는 추세며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지역은 여전히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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