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이란 주요 수출 품목은 가전, 철강, 석유화학, 제지, 자동차 부품 등이다. 1차 이란 무역제재가 완화되면 석유화학, 자동차 부품, 일부 비철금속 등의 금수가 해제된다. 제재를 계속 받는 원유, 철강, 조선 등도 연내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산업별로 보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계에 이란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현대·기아차의 이란 수출물량은 2010년 2만3000여대, 2011년 1만2000여대 규모였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2012년부터 이란에 대한 자동차 수출을 중단한 상태로 제재 해제에 따라 수출이 재개될 경우 판매망과 정비망 등을 재구축하는 등 준비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제재가 해제되는 자동차부품, 자동차용 강판(후판), 타이어 등의 수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자동차 업종의 대이란 수출업체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180여개사에 달한다.
석유화학 부문은 단기적으로 대이란 수출입 교역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이란과의 수출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석유화학협회 김평중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이란에서 콘덴세이트나 부타디엔 등 원자재를 들여오는데, 더 쉽게 수입할 수 있어 그런 부분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또한 “이란이 석유화학 제품 수입을 많이해 대이란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란도 석유화학산업을 적극 육성 중으로, (이란에)서구자본이 투입되고 신증설이 늘어나면 이란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란은 이미 중국 수출시장에 대한 저가제품 공세로 국내 업계에 위협이 돼 왔지만, 이번 이란 제재 완화에 따른 변동성은 크지 않다. 중국이 서방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던 만큼 이제 와 이란산 수입이 갑자기 늘어날 이유도 없다.
해운 및 항공업계는 이란발 특수에 기대감을 보인다. 그동안 금수됐던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을 운송하고 직항 노선도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주요 선사는 지난 2012년부터 이란 제재조치 이후 직항노선을 폐지하고, 우회 항로를 통한 환적으로 물량을 해소하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극동~중동 노선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던 만큼 제재 완화 후 물동량 증가를 기대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이란 노선이 부활한다면 그에 따른 운임 회복과 물동량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이란 국내 정세가 안정되면서 최근 이머징 마켓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항공업계는 이란 직항 노선이 없어 직접적인 수혜는 없더라도 유가 하락에 따른 운임비용 절감 등 간접 효과를 노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1달러 하락할 경우 연간 340억원과 157억원을 각각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 및 조선업계는 관련 제재가 여전히 풀리지 않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제재 해제 품목에 포함된 자동차용 강판 등은 긍정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란이 국내 기업에 중동 지역 최대 수출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적으로 자동차, 차 부품, 중소제조업 관련 설비, 정유 및 석유화학플랜트, 의료기기, 고효율 전자기기 등의 업종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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