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은 실적뿐만 아니라 투자의견이 다른 경우도 빈번하다.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증권사 분석력은 큰 차이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무라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이 예상한 신한금융지주 작년 4분기 순이익은 1000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노무라는 지난 14일 신한지주에 대해 "작년 4분기 추가적인 충당비용과 조기퇴직 프로그램 비용이 발생했다"며 "시장 예상치 4570억원을 40% 가량 하회한 266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제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7일 신한지주 작년 4분기 순이익은 3694억원으로, 시장 예상치(3807억원)에 부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경남기업, 일부 자율협약대상업체 건전성 분류 기준 강화 등에 따른 충당금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며 "올해 대출성장 확대와 대손비용 감소가 예상돼 대형 시중 은행지주 가운데 가장 양호한 수익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제시했다.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신한지주 작년 4분기 순이익을 각각 4130억원, 3151억원으로 예상해 노무라와 많게는 1100억원 가량 차이가 발생했다.
SK하이닉스을 비롯해 GKL, 오리온, 한진해운 등 주요 상장사를 두고서도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는 투자의견이 엇갈렸다.
최근 크레디리요네증권은 SK하이닉스와 GKL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했다. 보아메릴린치증권과 유비에스증권은 각각 오리온과 한진해운에 대해 '매도' 의견을 냈다.
올해 들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이들 4개 종목에 대해 투자의견을 낮춘 곳은 없다. 되레 신한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에 대해, BS투자증권은 GKL에 대해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는 삼성전자를 두고 가장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삼성전자 작년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조원 가량 차이를 빚었다.
국내 증권사 18곳이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 내놓은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9조5000억원이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과 비엔피파리바증권은 실제 삼성전자 실적과 유사한 8조원대 중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증권사 한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외국계 증권사가 삼성전자 실적을 맞춘 사례가 있었지만 한 곳이 연달아 맞춘 적은 없었다"며 "특정 외국계 증권사가 제시한 수치가 맞다고 해서 모든 외국계 증권사가 잘한다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일 외국계 증권사가 각 사업부 실적뿐만 아니라 사업외적인 부분까지 맞췄다면 국내 증권사도 배워야한다"며 "그러나 성과급과 같은 일회성 비용을 맞추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 임원에 직접 듣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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