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잔인한 사형?

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홍가온 기자 =사형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형벌로 역사 초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오래된 실정법인 기원전 18세기의 함무라비 법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사상에 입각해 사형제도를 실시했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나라가 사형제도를 지켜오다 지금은 많은 나라가 폐지한 상태다. 지금도 사형제도를 존속시켜 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60여개국이 지금도 사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과 관련한 각종 루머를 통해 사형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한때 중국 언론에서는 장성택을 철창 안에 넣고 굶주린 개 120마리를 풀어 넣은 다음 물어 뜯게 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듣는 이들을 경악케 했다.

또한 음란물을 제작했다는 이유로 북한의 예술인들은 총살을 당한 뒤 또다시 화염방사기로 불태워지는 끔찍한 일도 벌어진 것으로 전해지기도 있다.

2008년 기준 전세계 139개 나라가 사형제도를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국가는 다양한 형태의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교수형과 함께 총살형, 독극물, 전기는 물론 지금도 참수형을 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돌을 던지고 때려서 죽게 하는 투석형과 장살형도 남아 있는 곳이 있다. 북한의 경우는 화형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한 사형수가 사형집행 과정에서 잘못된 독극물 사용으로 고통스럽게 숨져간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989년 2월 임신 7개월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데니스 맥과이어는 지난 15일 오하이오 주에서 독극물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이 때 오하이오주는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던 새 약물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사형 약물 공급업체가 약물생산을 중단했고, 오하이오주는 진정제과 진통제를 섞어 맥과이어에게 주입했다.

새로운 독극물 사용이 처음이다보니 처형절차가 15분이나 지속됐고 독극물이 주입된 다음 맥과이어는 10분 동안이나 숨을 헐떡거리고 몸을 떨다 극심한 고통을 겪다 숨을 거뒀다.

맥과이어의 변호인단은 당시 새로운 약물이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며 집행연기를 요청했지만 오하이오주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맥과이어가 고통스럽게 죽자 학계와 사형폐지론자들은 ‘맥과이어를 새로운 사형약물의 실험대상으로 사용했다’며 비난했다.

사형 폐지가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게 된 것은 상당히 그리 얼마 되지 않았다. 1961년 인권을 위한 국제엠네스티가 출범하였고 1977년 12월 국제사면위원회가 사형에 무조건 반대한다는 ‘스톡홀롬 선언’을 발표하면서 16개국이 이 사안에 서명하게 되었고 지금은 130여 개 나라가 사형제 완전 폐지 혹은 법률상 실질적으로 폐지한 국가가 되었다.

사형제도를 둘러싸고 찬반논란도 뜨겁다. 사형제 유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형제가 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형제 폐지론자들은 사형 집행과 범죄 발생의 함수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 통계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사형집행을 반대하고 있다.

사형제 폐지론자들은 법원이 잘못된 판결을 내릴 경우 사형당한 사람을 부활시킬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고도 주장한다.

사형의 목적이 선량한 시민들로부터 범죄자를 영원히 격리시키고 다른 범죄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고 할 때 일정 부분 인정될만한 부분도 있을 수 있겠으나,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서라도 인간의 존엄성 면에서 바라봤을 때 어떠한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인지는 다시한번 심사숙고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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