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마스터스 장면. 타이거 우즈가 스윙하는 곳 바로 뒤쪽 잔디색깔이 다른 부분이 갤러리가 이동하는 통로다. 이 곳에 볼이 멈추면 수리지처럼 구제받고 칠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벌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무벌타. 연초부터 유러피언투어 대회에서 골프규칙과 관련한 회오리 바람이 불고 있다.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영국골프협회를 필두로 미국PGA투어에서도 슬로 플레이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어서 올해 세계 골프대회에서는 규칙과 관련한 논란·해프닝이 많을 듯하다.
2014년 규칙 위반 스타트는 남자골프 세계랭킹 7위 매킬로이가 끊었다. 매킬로이는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GC(파72)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골프챔피언십’ 3라운드를 4언더파 68타로 마치는 듯했다. 대회 본부에서도 그렇게 알고 그의 스코어를 합계 11언더파 205타의 단독 2위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잠시 후 그의 스코어는 2언더파 70타로 정정됐다. 3라운드합계도 9언더파 207타가 되면서 공동 4위로 밀려났다. 2번홀(파5)에서 규칙위반을 했기 때문에 2벌타를 감안해야 하고 자연히 그 홀 스코어는 파에서 더블보기, 이날 스코어는 68타에서 70타가 돼야 한다는 것이 경기위원회의 해석이었다.
마스터스를 비롯한 대부분 대회 코스의 홀에는 갤러리들이 가로질러가는 통로(크로스 웨이·크로스 워크)가 설정돼 있다. 갤러리들이 페어웨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갈 수 있게 폭 2m 정도의 횡단보도를 하얀 선으로 표시해둔다. 그 곳은 갤러리들이 지나다녀 잔디상태가 좋지 않게 마련이다. 그래서 선수들 볼이 그 지역에 멈추면 수리지에 빠진 것으로 간주하고 드롭하고 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부다비 대회도 마찬가지다. 2번홀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이 페어웨이 왼편의 그 지역에 멈췄다. 매킬로이는 구제받고 드롭하고 다음 샷을 했고 그 홀에서 파를 기록했다. 그런데 동반플레이어 리카르도 곤살레스의 캐디가 그 광경을 유심히 보았다. 그러고는 경기위원회에 “매킬로이가 구제받고 칠 때 왼발이 횡단보도를 표시하는 흰 선에 걸쳤다”고 제보했다. 수리지나 장애물로부터 구제를 받을 때에는 그 곳을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벌타를 받는다<규칙 25-1>.
경기위원회에서는 3라운드 후 매킬로이를 데리고 현장으로 갔다. 매킬로이가 샷을 한 후 남긴 디봇자국을 기준으로 역추적한 결과 매킬로이의 스탠스가 흰 선에 걸린 상태에서 샷을 한 것으로 판가름났다. 매킬로이가 규칙위반을 한 것이다.
매킬로이는 “골프에서 어이없는 규칙 가운데 하나다. 내 발이 수리지 경계를 표시한 흰 선에 걸렸다고 해서 내가 이득본 것이 무엇인가. 그렇지만 룰은 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로리 매킬로이
2011년 정산CC에서 열린 남자골프 한일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팀 김경태가 카트도로에 떨어진 볼을 구제받고 드롭한 후 다음 샷을 할 때 한 쪽 발이 카트도로에 걸렸던 것. 당시 아무도 지적하지 않아 그냥 넘어갔지만, 일본팀에서 어필했다면 페널티를 받을 뻔했다.
아부다비대회 첫날 가르시아는 18번홀(파5)에서 모호한 행동을 취해 논란이 됐다. 그는 볼마커앞 퍼트라인상의 한 지점을 퍼터헤드로 꾹꾹 눌렀다. 이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자 경기위원은 가르시아를 불어 청문했다. 그 결과 ‘앞선 선수가 남긴 피치마크를 수리한 것’으로 판정나 가르시아는 한숨을 돌렸다. 가르시아가 누른 것이 스파이크 자국이었다면 그에게도 2벌타가 주어진다.
한편 지난해 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도 드롭 잘못으로 2벌타를 받았고 결국 커트탈락했다. 유러피언투어와 존 파라모 경기위원장은 그 어느 투어나 경기위원장보다 규칙에 관해 엄격한 것으로 정평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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