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천안 축산과학원까지 뚫렸다…재래닭·청둥오리 등 2만여마리 살처분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방역당국의 철저한 차단방역에도 불구하고 국가 중요 유전자원이 보존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까지 방역망이 뚫렸다. 지난 2일 충남 천안의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서 기르는 오리 폐사체에서 H5N8형 AI가 검출된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곳에 보존 중인 닭 1만 900여 마리, 오리 4800여 마리를 3일 모두 살처분했다.

홍성구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중복 보존으로 이번에 AI가 발생한 충남 천안 지역에만 보존 중인 가금류 유전자원은 없다"며 "자체 위기 ‘심각’ 단계를 발령 중이지만 더욱 철저하게 차단 방역에 힘쓰고 종축 보존과 연구사업의 지속성 유지를 위해 AI가 진정되면 가금류 재입식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AI로 소중한 국가 유전자산인 재래닭·토종오리 등이 예방적 살처분 대상이 됐다.

축산과학원은 1992년부터 전국 산간지방에서 수집한 수백 마리의 재래 ‘조선닭’ 원형을 복원했다.

재래 닭은 더디게 자라지만 ‘콜라겐’과 닭고기 맛을 결정하는 아미노산인 ‘메치오닌’과 ‘시스틴’이 많아 특유의 쫄깃함을 자랑한다. 이에 따라 재래 닭은 국내 닭 품종 개량의 원형 역할을 하고 있다.

재래닭 뿐만 아니라 토종오리도 살처분됐다. 수컷은 머리가 청둥오리처럼 녹색을 띠며 목에는 흰색 가는 테가 있고 암컷은 가슴이 짙은 갈색, 부리가 주황색 도는 흑색과 청동색을 보이는 게 토종오리의 특징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천안에 보유 중인 닭 5개 품종, 12개 계통의 일부인 1200여 마리가 전북 남원, 오리 1만여 마리가 경기도 용인과 전남 장성, 함평의 시험 농가에 분산돼 있지만 AI 발생 이전 수준의 연구용 가금류 개체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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