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인민화보 왕슈어(王爍) 기자 = 시진핑(習近平) 주석ㆍ리커창(李克强) 총리 체제가 출범된 후 처음으로 개최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통칭)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12차5개년규획 확정을 두고 경제이슈가 불거졌던 2011년 양회,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으로 정치이슈가 뜨겁게 타올랐던 2012년 양회, 신지도부의 진용을 갖춘 2013년 양회. 올해 양회는 앞선 세번의 양회에 비해 조용히 치러지고 있지만, 현재 중국이 맞대고 있는 고민에 대한 정치인들의 의견들을 하나둘 엿볼수 있다는 면에서 그 의미는 크다. 양회에 나선 장관급 지도자들은 각각 외교, 국방, 통상, 민생 등의 분야에 대해 스킨십을 넓히며 적극적으로 정책설명을 했다. 우리나라와 관련이 깊은 발언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전인대 기자간담회에 나선 왕이 외교부장.(사진/중신사)
◆왕이 "한반도 전쟁은 중국의 레드라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에게는 레드라인이 있다"면서 "그것은 절대로 동란이나 전쟁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으로 이는 남북 및 이 지역 각국의 공통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비핵화만이 한반도의 진정하고 항구적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는 먼저 비핵화라는 언덕을 올라야 하고, 상호신뢰 부족이라는 구동이를 매워야 한다"며 "북미간 불신이 매우 심각한 만큼 각 당사국이 절제를 유지하고 선의를 보여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왕 부장은 중일관계와 관련, "최근 일본 지도자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의 정신을 위반하고 중일관계의 기초를 훼손했다"고 비판하고 "역사·영토문제에서는 어떠한 타협의 여지도 없다"고 못박았다. 또한 현재 중일관계를 세계 1차대전 전의 영독관계에 비교하는 시각에는 "2014년은 1914년도 1894년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1차대전 이전의 독일을 거론하기보다 2차대전 이후의 독일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며 일본 지도자들이 인류 양심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가오후청 "올해 내수와 수출 모두 안정세"
7일 기자회견에서는 상무부의 가오후청(高虎城) 부장이 나서서 올해 중국의 무역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가오 부장은 "2014년 국제경제는 지속적인 회복 추세를 유지해 특히 선진국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점차 살아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중국의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며 "신흥국 경제는 기본적으로 양호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올해에는 점차 경제가 회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오 부장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산업구조와 시장구조가 진보했으며, 기업의 내재적 경쟁력이 강화됐다"며 "지난해 상품무역 1위의 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올해 역시 대외무역에서 7.5% 성장을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의 대외직접 투자액은 902억 달러에 달해 16.8%의 성장률을 보였다"며 중국의 해외진출 역시 가파른 성장을 거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중국의 소비품 매출 총액은 23조4000억 위안(약 4048조 원)으로 13.1%의 증가율을 보여 소비진작 역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올해 경제를 낙관했다.

전인대 기자회견에 나선 리빈 국가위생 및 출산계획위원회 주임.(사진/중신사)
◆리빈 "병원설립 외자개방도 높일것"
리빈(李斌) 국가위생 및 출산계획위원회 주임(장관급)은 중국내 민영병원 설립을 적극 독려할 계획임을 전했다. 리 주임은 "2013년 전국의 민영병원은 1만1300개로 전년대비 1500개가 늘었다"면서 "규제를 완화해 민영병원 설립을 적극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자본의 중국 국내 의료기관 설립 범위를 확대하고, 의사가 여러곳에 병원을 개업할 수 있게 하며, 사회자본의 의료계 투자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대형의료설비 도입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 할 것이며, 관련 심사절차나 불합리한 규정도 혁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리감독을 강화해 일반 대중에게 해를 끼치는 의료기관은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우지웨이 "고가제품 세금 인상할 것"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 부장은 세수개혁에 대한 구상을 언급했다. 러우 부장은 "소비세조례 조정을 구상중에 있으며 필요하다면 일련의 사치품에 대한 소비세를 인상할 방침"이라며 "또한 각 유통단계에서 각각 소비세를 징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그는 중앙과 지방의 세수를 통합시켜야 한다는 본인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지역별로 세수정책이 다르다면 이는 지역별 혜택정책으로 이어지며 결국 지역간 불균형으로 이어진다"며 "투자유치 측면에서 보더라도 지역별 세제 격차는 재정이 불안정한 지역에 대한 핸디캡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러우 부장은 "국무원이 비준한 지역혜택정책 중 기한이 정해진 것은 만료된 후 취소하고, 기한이 없는 정책은 기한을 정할 것이며, 국무원 비준이 없는 지방정부의 세제혜택은 반드시 취소하도록 하겠다"면서 "중앙정부가 규정을 일괄적으로 통일해 지방정부 스스로가 자체 세금우대 정책들을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인대 기자간담회에 나선 우샤오칭 호나경보호부 부부장.(사진/중신사)
◆우샤오칭 "내년까지 스모그에 434조원 투자"
우샤오칭(吴晓青) 환경보호부 부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허베이(河北)성의 7개 도시와 산둥(山東)성의 지난(濟南, 6위), 산시(陝西)성의 시안(西安, 8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10위) 등이 지난해 중국에서 공기가 가장 좋지 않았던 10개 도시라고 밝혔다. 스모그가 심각한 순으로는 허베이성의 싱타이(邢台), 스자좡(石家庄), 한단(邯郸), 탕산(唐山), 바오딩(保定), 헝수이(衡水, 7위), 랑팡(廊坊, 9위) 등이 꼽혔다.
우 부부장은 북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과 동부의 양쯔강 삼각주 지역, 남쪽의 주강(珠三) 삼각주 지역 등 3개 지역이 배기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으로, 주요 오염원의 3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3개 지역은 중국 전체 면적의 8%에 불과하면서도 석탄 소비의 43%를 차지하고 철강 55%, 시멘트 40%, 휘발유와 디젤 52%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5년 말까지 2조5000억 위안(약 434조원)을 환경보호에 투자할 예정이며 올해 한 해 동안만 1조7000억 위안(약 295조원)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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