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선원들 지금까지 한 4가지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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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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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탈선 명령 내리고 구조작업 했다? 2. 배가 90도로 기울었을 때 탈출했다 3. 구명정 고장? 멀쩡히 작동됐다 4. 조타수 고장 알고도 수리 않고 출항

지난 16일 세월호 선원 구조 당시 영상 캡처 [사진출처=KBS1 뉴스 방송 영상 캡처]

아주경제 백승훈 기자 =침몰된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선원들이 기계 탓 또는 남 탓으로 진술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주장들은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조사와 당시 현장 증거로 사실이 아닌 거짓들로 판명나고 있다.

◆ 탈선 명령 내리고 구조작업 했다?

승객 탈선 명령을 내리고 구조작업을 했다는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졌다.

세월호에 승선한 24명 중 이준석(69) 선장을 포함한 갑판부, 기관부 등 선박직 15명은 모두 탈출했다. 수사 과정에서 앞서 구속된 이 선장과 3등 항해사 박모(여·25) 씨, 조타수 조모(55) 씨 등이 “(승객)퇴선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이 선장은 퇴선명령을 내렸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상당수 선원들은 “선장에게서 퇴선명령을 들은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선장과 선원들의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이 선장은 항해사를 통해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을 하라고 지시하고 1등 항해사에게 구명 뗏목을 투하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선장은 또 “상황을 수습하던 사이에 해경이 도착해 구조됐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2일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살아온 선원 중 1명이 누군가를 구하려 했다고 진술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행동이나 다른 사람이 이를 봤다는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해경이 세월호 도착 당시 선원들은 조타실 기관실 숙소 등 탈출이 용이한 곳에 모여 있었으며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 목포해경 경비함이 도착하자 가장 먼저 구조됐다. 이어 관계자는 "사고 당일 오전 9시 29분께부터 9시 38분 사이 위치확인 내용을 보고하고 해경 경비정을 기다린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덧붙였다.


◆ 배가 90도로 기울었을 때 탈출했다

세월호 항해사는 "선원들에 대한 퇴선명령은 나중에 배가 더 기울어서 90도 가까이 됐을 때..선원들에 대한 퇴선 명령이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가 90도로 기울어졌을 때 탈출했다는 주장 역시 거짓이었다. 선원들의 탈출 당시 사진을 보면 배의 기울기는 45도 정도에 불과하다.

세월호에 비치된 구명정은 모두 46대다. 이 때라도 구명정을 펼치고 승객들에게 탈출명령을 내렸더라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 구명정을 펼칠수 없는 상태였다

선원들은 사고 당시 구명정을 도저히 펼 수 없었다고 말했지만 이 또한 거짓말이었다.

'배의 상황은 이미 구명정을 펼칠수 없는 상태였다' 탈출한 선원들의 주장이다.

탑승객들이 바다에 빠져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구명정을 투하한 것은 구조되는 선원들 바로 옆에 있던 해경 구조대원이었다.

조타실에 모여있던 선원들이 해경 경비정에 옮겨타는 사이 옆에 있던 해경 구조대원이 구명정을 발로 차 투하했다. 구명정 2개가 바다에 성공적으로 떨어졌고 이 중 하나가 펼쳐졌다.

하지만 선원들은 구명정을 뻔히 보면서도 먼저 탈출하기 바빴다. 비치돼 있던 구명장비들은 대부분 사용되지 못하고 바닷속에 가라앉았다.

◆ 조타수 고장 알고도 수리 않고 출항

23일 YTN에서는 세월호의 조타기에 이상이 발생했지만 조타기를 수리하지 않고 이번 항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선장은 지난 1일 청해진해운 측에 수리신청서를 냈다. 조타기의 전원 접속이 불량하니 근본적으로 고쳐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청해진해운의 조타기 수리를 담당했던 협력업체 측은 세월호의 조타기를 최근 수리한 적도, 수리 의뢰를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조타기는 자동차 핸들과 같은 핵심 장비다. 고장나면 대형 사고나 표류 가능성이 높아 당장 운행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은 이상 징후를 알고도 세월호를 보름 넘게 운행을 시켰다. 이 기간 제주도를 4번이나 왕복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1일 세월호 전 항해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세월호 전 항해사는 "세월호 곳곳에 고장이 잦아 수리를 받았다. 일하는 동안 열 번 정도 받은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루어진 셈이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항해 도중 엔진과 스크루 정지되는 걸 4번 정도 겪었다. 거의 제주도에 도착할 때쯤 그랬다"라고 말했다. 선원들과 관계자들은 세월호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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