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 가지려면 글로 표현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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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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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려면 글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시매쓰]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어려운 수학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 소장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조 소장은 “수학 공부를 하면서 가진 감정을 글로 쓰다 보면 학습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수학에 대한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게 돼 수학을 좋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개 수학 글쓰기라고 하면 딱딱한 수학 일기나 수학 독후감을 떠올리지만, 조 소장은 수학에 대한 거부감과 글을 쓰는 데 부담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스스로의 생각으로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추천한다.

조 소장은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하면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면 먼저 아이들의 자유로운 표현을 인정해주고 어른들의 눈으로 맞고 틀림을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창의적인 수학 글쓰기를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수학에서 쓰기는 문제 풀이를 할 때만 연습장에서 쓰면서 푸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문제를 풀기 위한 수단일 뿐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이해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수학 글쓰기는 교과서에서 제시된 용어나 기호가 아닌, 비형식적이지만 나름대로 파악한 수준에서 자신의 말과 글로 풀어 쓰는 것으로, 이러한 활동이 쌓이다 보면 수학적 개념의 의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게 된다.

아이가 배운 수학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글이 아니어도 인정해 주어야 하고 자신만의 감정이나 상태를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때로는 낙서를 쓸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조 소장의 설명이다.

수학이 싫은 이유, 수학공부의 어려운 점 등을 솔직하게 적는 것도 좋다.

자신의 감정을 글을 쓰면서 수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수학이 싫은 이유를 적는 과정에서 학습태도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학 쓰기나 그림일기 등도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행위로 존중될 필요가 있다.

아이의 표현 활동에 대해 긍정해 주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한편, 이야기할 때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말고 부모가 다르게 생각하는 점을 한 가지 정도만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조 소장은 아이의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겠다고 매일 수학 일기를 쓰라고 하는 것은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

무조건 배운 것을 일기로 쓰라고 하기보다는 오늘 배운 것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지, 내가 배운 것 자랑해 보기 식으로 아이의 자신감을 길러주며 표현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수학독후감의 경우도 책 한 권을 다 읽고 책 전체에 대한 것을 쓰라고 하면 바로 포기하게 돼 특별하게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이나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학에 대한 감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다른 사람에게 내가 배운 수학 개념과 원리를 설명하는 것에도 익숙해지고 사고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성을 갖게 된다.

초등 저학년은 수학 교과서에서 실생활과 연결된 개념이 많이 나와 개념을 배우거나 알고 나서 말이나 글로 표현해보는 활동을 해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 소장은 강조했다.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흥미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으로 수학 저널을 추천하기도 했다.

저널은 사전적 의미로 신문이나 잡지를 말하나, 수학저널은 다양한 수학 주제를 읽기와 쓰기로 풀어보는 모든 확장 활동을 뜻한다.

간단하게는 오늘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 무엇인지 나의 생각과 말, 글로 정리해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관련 도서를 읽고 더 알게 된 점, 더 궁금한 점 등을 생각하고 정리하고, 한 가지 개념에 얽힌 다양한 배경 지식, 탐구 활동, 자기 반성 등이 모두 수학저널의 소재가 된다.

수학자와 수학사, 사회, 자연, 과학, 미술, 음악 등 우리 주변을 둘러싼 여러 영역에서 찾은 수학적 사실이나 현상, 학습 내용을 응용한 문제나 퍼즐, 암호 만들기 등의 내용을 나만의 수학저널로 채워가는 것이다.

수학에 대한 개념 이해가 부족하다면 글쓰기 소재가 빈약하고 이야기 확장이 어렵지만 개념 이해를 잘 하고 일상생활과 관련돼 생각할 수 있을 정도면 이야기의 소재가 풍성해질 수 있다.

우선 책에서 본 수학자에 대한 이야기나 일상생활 속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에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 공인구인 브라주카에 숨어 있는 정다면체 도형의 구조라든지, 유레카를 외친 고대 그리스 학자 아르키메데스에 관한 책을 읽고 가장 흥미 있었던 부분, 그의 묘비에 새겨진 도형들 간의 관계 등 새로 알게 된 점, 더 알고 싶은 점 등에 대해 정리해 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내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무엇이 궁금한지조차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책을 읽고 더 알고 싶은 점을 생각해보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조 소장은 강조했다.

수학과 관련된 책이 아닌, 자신이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골라 재미있는 수학 독후감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 책을 읽고 12시에 시계가 울리려면 무도회가 몇 시에 시작해서 몇 시간 동안 춤을 췄는지 계산해 본다거나 요정이 호박으로 마차를 만들 때 호박의 몇 배가 되는 마차일지 생각해보는 등 수학적인 내용을 넣어 수학 글쓰기에 재미를 부여해주는 방법이 있다.

재미있었던 일이 있었다면 나만의 수학동화책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수학저널 활동이 될 수 있다.

하나의 사건을 주제로 잡고 주인공도 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나면 이야기 속에 수학과 관련된 내용을 집어넣는다.

달력을 가지고 날짜를 계산하도록 해도 좋고 시간을 계산하거나 거스름돈이나 저금하는 돈 등 액수를 가지고 꾸며도 좋다고 조 소장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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