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증가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3차산업 비중이 늘어나는 등 리커창(李克强)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터넷상거래를 통한 소비가 전년대비 49.7% 증가, 소비를 촉진하고 있는 점이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역시 하락세를 나타내 7%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증가율 24년래 최저
중국 국가통계국은 2014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63조6463억위안(한화 약 1경800조원)으로 2013년에 비해 7.4% 증가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이듬해인 1990년의 3.8% 이후 24년 만에 최저치다. 중국의 GDP증가율은 2011년 9.3%, 2012년 7.7%, 2013년 7.7%를 거쳐 지난해 7.4%를 기록해 지속적인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 GDP 증가율은 1분기 7.4%, 2분기 7.5%, 3분기 7.3%, 4분기 7.3%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로 7.5% 안팎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목표달성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액은 50조2005억 위안으로 명목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했으며 부동산 개발 투자액도 9조5036억 위안으로 명목상 10.5% 증가했다. 부동산개발기업으로 유입된 자금은 전년도보다 0.1% 줄어든 12조1991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고정자산 투자액 증가율의 경우 2011년 23.8%, 2012년 20.6%, 2013년 19.6%였다. 금융긴축정책으로 인해 투자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고속철확장과 원전확충 등 인프라투자에 힘입어 15.7% 증가세를 유지했다.
◆소비공헌률 51.3%, 3%P증가
지난해 사회소비품 소매 판매액은 26조2394억 위안으로 명목상 2013년도에 비해 12.0% 증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났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2011년 17.1%, 2012년 15.2%, 2013년 13.1%를 기록했다. 다른 지표에 비해 둔화속도가 더딘 것으로 판단되며,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내수확대를 통한 경제성장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비지출의 GDP성장 공헌률은 51.2%로, 지난해에 비해 3.0%P 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또한 인터넷상거래 소비액은 2조7898억위안으로 전년대비 무려 49.7% 증가하며 소비강세를 이끈 점도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도에 비해 2.0% 상승,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했으나 식품 가격 상승률은 3.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세계의 공장, 수출증가 4.9%그쳐
지난해 중국의 누적 수출액은 14조3912억 위안으로 2013년에 비해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입액은 12조423억 위안으로 0.6% 감소했다. 총 교역액은 26조4335억 위안으로 2.3% 늘어났으며 무역흑자는 2조3489억 위안을 기록했다. 수출증가율의 경우 2011년 20.3%, 2012년 8.0%, 2013년 7.9%에 이어 지난해 5%를 하회하며 빠른 감소세를 나타냈다. 중국 현지에서의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용 증가로 인해, 중국제품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성장률 7%대 초반 예상
중국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 성장률이 대체로 7% 안팎에서 7.2%가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차오허핑(曹和平) 베이징(北京)대 경제학원 교수는 "중국 경제가 중고속 성장기로 들어섰으나 급락세를 보이는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커창 총리는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총리업무보고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제시한다. 지난해 제시했던 '7.5% 안팎'에서 '7% 안팎'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밝힌 3.8%에서 0.3%포인트 내린 3.5%로 발표했다. 지난 해 경제성장률 추정치는 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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