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끈 팀의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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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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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삼성라이온즈 페이스북]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2014 KBO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으로 끝났다. 삼성은 막강한 탄탄한 투수진으로 리그 5연패에 성공하며 또 한 번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올 시즌 삼성은 큰 변화를 겪은 채 시즌을 맞이해야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에 거액을 안기며 잔류시켰지만 벤 덴 헐크와 권혁이 팀을 떠났고, 임창용이 체력 부담을 느끼며 투수진이 약해졌다. 그 결과 팀 방어율이 4.70으로 치솟았고 리그 최강 마운드의 자리도 NC 다이노스에 내줘야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삼성의 마운드는 약해진게 아니었다.

불펜이 수적으로 부족해진 삼성은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볼 배합을 가져갔다. 덕분에 1194개의 삼진(리그 1위)을 잡고 리그에서 가장 적은 볼넷(424개)을 기록할 수 있었다. 선수 개개인으로 봐도 삼진/볼넷 비율 리그 상위 10명의 투수 중 윤성환(5.47), 클로이드(3.24), 차우찬(2.62) 세 명이 포함 될 정도였다.

이런 공격적인 투구에 부작용이 따라왔다. 차우찬이 9이닝 당 홈런 1.46개, 클로이드 1.35개, 윤성환이 1.25개를 기록하며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1,2,3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팀으로 봐도 삼성은 리그 최다인 185개의 피홈런을 허용하고 최소 실점의 NC(655점)에 비해 60점 이상 많은 점수를 내줬다.

이는 투수진의 체력을 보존하기에는 충분한 선택이었다. 삼성 선발 투수들은 무려 75회의 퀄리티 스타트를 만들어 내며 부분 2위 롯데(59개)를 압도했다. 5선발까지 모든 투수들이 13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10승 이상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투구 수를 줄인 결과였다.

이렇게 최대한 길게 끌고 가준 선발진 덕분에 필승조와 이외 선수들의 기량차가 컸던 불펜진은 부담을 줄어들었다. 덕분에 심창민(박근홍)-안지만-임창용의 필승조는 최소한의 경기에 등판해 최소 이닝만 소화하면 됐다.

이처럼 팀을 조직하는 것은 모든 상황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2000년대 중반 한화를 강팀으로 이끌었던 김인식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8개 구단 중 가장 작은 규모의 구장을 사용했던 한화는 극단적인 ‘힘’ 위주의 타격을 했다. 덕분에 2005년과 2006년 리그 홈런 1위를 차지하며 ‘다이나마이트 타선’을 과시했다. 두 해 모두 리그 3위에 해당하는 많은 삼진을 당했지만 이 기간 늘 득점 상위권에 위치했다.

2003부터 2011까지 두산 베어스를 이끌었던 김경문 감독은 팀을 완전히 바꿔놨다. 기존 믿음의 야구를 지향하던 팀을 ‘뛰는 팀’으로 바꿔놨다. 팀에 이종욱-고영민-민병헌-오재원 등 발이 빠른 선수들이 있었고, 리그에서 가장 큰 잠실 구장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두산은 ‘육상부’라는 별명을 얻으며 2007~2009년까지 도루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구단과 선수 사정에 따라 팀의 전략을 구상하는 것은 전력 구성의 가장 큰 요소다. 더군다나 모두가 비슷한 플레이를 하는 리그는 흥미도가 떨어진다.

올 시즌 삼성이 보여줬던 공격적인 볼배합과 넥센 히어로즈 타자들이 목동 구장에 맞춰 벌크업 한 후 기록한 홈런수는 타 팀들도 ‘콘셉트’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모든 걸 잘할 수 없다면 장점을 극대화 하는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또 어떤 팀이 어떤 콘셉트로 리그에 충격을 안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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