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북한에서는 '우마차'라고 해서 소달구지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한때 있었다. 하지만 사료 등의 문제로 바로 사라졌다. 도시나 시골 마을에서는 소가 있는 사람에게 가서 술을 대접하거나 강냉이쌀을 1㎏ 정도 주고 하루 소를 빌리기도 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말까지 북한이탈주민들을 면담 조사한 것을 바탕으로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북한이탈주민이 전하는 북한의 일상생활문화'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남북은 70년 이상 서로 다른 체제 속에서 살아오며 삶의 방식과 문화가 많이 달려졌다. 남한의 일상에 섞인 북한이탈주민들이 정착 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문화적 소통의 문제다.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의 체제와 민족동질성의 잣대를 자신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이중적 정체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편견에도 고통을 호소한다. 이번 보고서는 그런 편견 극복을 위한 소통의 준비과정으로서 북한생활에 대한 기본지식을 채우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북한이탈주민 허광원씨.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북한이탈주민 면담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북에 가족·친척·친구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 아물지 않은 분단의 상처가 있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민속박물관은 "통일시대를 대비한 북한이탈주민의 생애사와 생활문화를 조사하고 그 기록물을 발간하는 것은 북한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확대하는 일이기에 통일 준비에 필수적인 작업이었다"며 면담 조사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수많은 북한관련 책이 나와 있지만 북한의 생활문화를 본격적으로는 다룬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북한 당국에 대한 적나라한 비난과 욕설, 북한 주민들의 성생활 등 기존 북한 관련 책에서는 볼 수 없던 '진짜' 북한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