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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한국 노인의 경제적 빈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해 한국 노인이 쓴 건강보험 진료비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서는 등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생애주기별 소득·재산의 통합 분석 및 함의' 보고서를 보면 75세 미만 독신노인의 순재산은 전 연령대 평균을 100으로 놓고 볼 때 45.0에 머물렀다. 75세 이상 독신노인은 33.8로 더 심각했다. 그나마 노인부부의 순재산 수준은 129.7로 평균 이상이었다.
소득은 하위 40%에 속하지만, 재산은 상위 40%에 포함된 '소득 빈곤-재산부유' 비중은 75세 미만 독거노인의 14.0%, 75세 이상 독신노인의 10.5% 수준으로 낮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소득을 기준으로 한 노인빈곤율 통계에서 수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자산 수준도 높지 않은 것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노인들이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노인빈곤율 통계가 한국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소득이 낮고 자산도 많지 않은 셈이다.
보고서는 소득이 높은 가구가 재산 수준도 높고, 소득이 낮은 가구는 재산 수준 역시 낮은 '소득과 재산의 동행화(同行化)'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75세 미만 독신노인의 가처분소득과 순재산 사이의 상관계수(높을수록 상관관계 높음)는 2003년 0.285, 2011년 0.35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75세 이상 독신노인도 0.205에서 0.342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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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인층은 소득뿐 아니라 건강도 위협받고 있었다. 24일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건강보험 진료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이 쓴 총 진료비는 58조170억원으로 전년보다 6.40% 증가했다.
진료비 상승을 이끈 것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지난해 노인인구는 총 622만명으로 건보 적용 대상자의 12.3% 수준이지만 진료비는 21조3615억원으로 전체의 36.8%에 달했다. 노인 진료비가 2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인 비중은 2010년(10.2%)과 비교해 2.1% 포인트 증가한 반면 진료비는 5.2% 포인트나 뛰었다.
특히 70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는 총 16조2326억원으로 전체의 27.98%를 차지했다. 2014년과 비교해 11.3% 늘어난 수치다. 1인당 진료비는 392만원으로 전체 평균(115만원)보다 3.4배 많았다.
노인이 가장 많이 앓는 입원 질환은 노년백내장(19만4749명)이었으며, 외래는 본태성(원발성) 고혈압(242만6118명)이었다.
노인 진료비는 앞으로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인구가 늘고 있는 데다 노인의 1인당 의료비가 다른 연령대의 3~4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0년 노인의료비가 전체 건보 진료비의 45.6%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 지출과 개인이 지출한 의료비를 합친 국민의료비는 2013년 1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8년 203조원으로 200조원을 돌파하고 2020년에는 25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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