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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페루 대통령 선거에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77) '변화를 위한 페루인 당' 후보가 승리했다.
페루선거관리위원회는 쿠친스키가 51.12%를 득표해 49.88%를 얻은 게이코 후지모리(41) 민중권력당 후보를 0.24%p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5일 대통령 결선 투표 이후 개표는 나흘 간 진행됐다.
잉크 번짐이나 부적절한 표기 등으로 재확인이 필요한 5만 표(0.41%)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지만 결과가 뒤집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쿠친스키는 7월 28일 취임해 5년간 페루를 이끌게 된다.
쿠친스키는 당선 발표 직후 집 앞에서 대기중이던 취재진에 "해야할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위터에 "페루여 감사합니다. 국가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해야 할 때입니다"라고 적었다.
페루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 쿠친스키는 세계은행 경제학자, 월가 금융기관 임원 출신으로 경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통으로 통한다.
그는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구에 일하며 실무 감각을 키웠고 페루에서 수차례 경제 각료를 역임하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쿠친스키는 무역과 투자를 통한 경제 성장 정책을 표방하는 친시장주의자다. 그는 대선 공약으로 소비와 투자 진작을 위한 세금 감면과 고용률 제고,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등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그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페루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구원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쿠친스키가 속한 '변화를 위한 페루인당'은 총 의석 130석 중 18석에 불과하고, 이번에 떨어진 후지모리의 '민중권력당'은 73석에 달해 쿠친스키는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페루 최초의 부녀 대통령 탄생하는 것 아니냐며 주목을 받았던 후지모리 후보는 지난 2011년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결선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지난 4월만 해도 1차 투표에서 40% 지지율로 21%밖에 얻지 못한 쿠친스키를 여유 있게 따돌린 적이 있다.
그러나 그녀는 독재 부활 우려에 발목을 잡혔다. 아버지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년대 독재정치 당시 인권유린의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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