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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부채비율이 급증한 에너지공기업들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최하위인 E등급과 '미흡' 등급인 D등급에 해당하는 총 13개 공공기관 중 에너지공공기관은 절반이 넘는 7곳을 차지했다.
1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는 E등급을, 대한석탄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D등급에 머물렀다.
특히 이들 중 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지난해 부채비율이 6905%로 폭증한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등급에 머물렀다.
또한 부채비율이 453%인 한국석유공사도 지난해 D등급에서 최하위등급 E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C등급을 받았던 대한석탄공사, 부산항만공사, 지역난방공사도 D등급으로 강등됐다.
지난해 최하위 등급을 받았던 한국가스공사는 부채비율(381→321%)이 일부 개선됐지만, 부채 규모가 여전해 D등급으로 한계단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B등급이었던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두단계나 떨어졌다.
이들 중 대한석탄공사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연간 600억원대의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기로 한 한국지역난방공사도 지난해 부채비율이 181%에 달한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지난 2007년 228%이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321%까지 치솟았다.
특히 공공기관 기능조정 대상인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2년 연속 최하등급을 받아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순애 공공기관경영평가 부단장은 "광물자원공사는 에너지기관이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하락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며 "사업 측면에서도 전략 광물 확보 등에서 저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 여력이 없다 보니 투자사업의 연계 부족이나 해외광산의 조사 효율성, 국내 광산지원의 효율성, 융자금 회수 관리 등도 저조했다"며 "지속적인 영업손실로 부채비율이 급하게 늘어나는데도 이에 대한 대응이나 리스크관리 노력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공기업의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규모는 사정이 좋아졌다.
지난해 116개 공공기관의 부채규모는 49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7000억원 줄었고, 부채비율은 212%에서 191%로 낮아졌다. 당기순이익은 1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기관 정상화 노력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결실을 거둔 것"이라면서도 "공공기관이 가야 할 길은 멀기 때문에 올해 도입 확정된 성과연봉제의 성공적인 확산이나 남은 기능조정 과제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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