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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경제 위기와 취업난 속에서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며 변화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의 외침이 유럽의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경제난으로 인해 취업과 교육 등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젊은이들의 변화에 향한 갈망은 투표에서 확인된다. 젊은층의 지지를 등에 업은 신진 정당과 정치인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제1야당 오성운동 소속의 30대 여성 비르지니아 라지와 키아라 아펜디노가 이탈리아 로마와 토리노에서 각각 시장으로 당선됐다. 특히 기존 정치권의 부패와 비리에 질린 젊은 유권자들이 기성정치의 때가 묻지 않은 새 인물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에서는 오는 26일 총선을 앞두고 창당 2년밖에 되지 않은 좌파 정당 포데모스가 약진하고 있다. 2010년 경제 위기 속에서 주류 정치인들의 부패가 고스란히 노출되자 고실업, 경제난에 찌든 청년들을 중심으로 분노가 폭발했고, 이 시위에서 출발해 2014년 창당한 포데모스는 스페인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로써 30년 넘게 지켜졌던 스페인의 양당 체제가 무너지게 됐다.
이제 관심은 영국의 젊은이들에게 쏠린다. 영국의 EU 탈퇴냐 잔류냐를 결정할 국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의 운명이 젊은층 유권자에게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와 경제 문제에 치중하는 영국 젊은이들은 EU 잔류를 희망하는 편이 많아서 젊은층이 투표에 적극 나설 경우 잔류가, 투표에 무심할 경우 탈퇴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영국 젊은이들이 23일 투표는 뒤로 한 채 뮤즈, 아델 등 유명 가수를 보러 페스티벌을 가거나 인기 하이틴 드라마나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전향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낮은 투표율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치권에서 소외됐던 젊은이들이 하나로 결집하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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