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샌 중진회의, 이정현 체제 성패는 '인선'…하태경 "임기 4개월 남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운데)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연일 파격 행보를 보이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체제를 놓고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모양새다. 

당장 이 대표 체제 성패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는 당직 인선이다. 지명직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 사무총장, 대변인 등에 얼마나 '탕평' 인사를 하느냐가 관건이다.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 대표 주재로 열린 중진의원·최고위원 연석 간담회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당내 21명의 4선 이상 중진 가운데 회의 참석자는 단 8명이었고 그 중에서도 핵심 인사인 서청원, 최경환,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은 불참했다.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경합했던 정병국, 주호영, 이주영 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종전까지만 해도 이 자리는 '최고·중진의원 연석회의'로 불렸지만, 이 대표는 낮은 참석률 등을 감안해 '연석 간담회'로 명칭을 새롭게 명명하며 자리의 격을 낮췄다. 사실상 의결 권한이 사라지면서 중진회의를 두고 김이 샜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박계 한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이 대표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좀 있는 것 같다"면서 "중진 회의가 참석률이 낮은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회의 참석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대해 "많은 분들이 휴가 가 계시고 특히 외국에 가 계신 분들이 많다"면서 "많은 분들이 휴가를 다녀오신 뒤에 하자고 했는데 제가 두 번, 세 번 만나면 됐지 꼭 (참석자) 숫자 채울 필요가 있느냐고 해서 뵙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년 초부터는 대통령 후보 중심의 정국이 되니까 이 대표의 임기는 사실상 연말까지다"라며 "이 대표 체제가 겸허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핵심 주체는 당 대표가 아니고 대통령 후보"라며 "한 4개월밖에 안 남은 임기에서 얼마나 통합적이고 혁신적인 의원을 뽑을 수 있느냐 하는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당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체제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수행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로 그는 청와대 개각과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을 꼽았다.

그는 "(이 대표가) 균형, 탕평내각을 해야 된다고 제안했지만 전혀 수용이 안 됐지 않았나"라며 "청와대 자율에 맡기든지 미리 조율해서 어느 정도 관철시키든지 했어야 하는데, 어쨌든 당·청간에 불협화음을 노출한 것으로 당 대표로서는 첫 단추를 잘못 낀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 체제는 당직자 인선을 앞두고 있다. '화합'을 내걸고 당선된 이 대표 체제가 무난히 이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한 첫 관문이다. 

중진 연석 간담회에 참석한 김재경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인사를 만사라고 했는데 그만큼 공정성이 담보될 때 누구나 인정한다는 뜻"이라며 공천제도의 공정성을 당부했다. 유기준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친박(친박근혜), 비박 상관없이 내년 대선 승리와 당의 안정적인 운영, 당청 조율을 위해 필요한 인재라면 구분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인사에 대해 서두를 생각이 없다"면서 "비박이니까 배제한다든지 친박이니까 특별히 한다든지 하지 않을 것이며 제 인사의 답은 하나,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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