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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9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성폭력 항의 시위 참가자들이 부둥켜안고 위로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19일 수 만 명의 아르헨티나 여성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차가운 비가 내리는 거리로 나섰다. 아르헨티나의 거리는 10대 소녀의 억울하고 끔찍한 죽음에 대한 여성들의 애도와 분노, 절규로 가득 찼다.
이달 초 16세 소녀가 성인 남성 3명에 의해 마약을 투약 받고 고문과 집단 성폭행을 당하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보도된 이후 아르헨티나 전역은 충격에 빠졌다. 용의자들은 모두 체포되었다.
아르헨티나 여성들은 분노했다. 아르헨티나의 여성 범죄를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인 미팅하우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는 평균 31시간에 여성 한 명이 살해를 당한다. 지난 17일 동안에는 무려 19명의 여성이 남성에 의해 살해당했다.
거리 시위에 참가한 34세 루즈 마티네즈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끔직한 현실”이라며 “다음 대상이 내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최근 수 개월간 중남미 전역에서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상대로 하는 범죄에 항의하고 처벌 수위를 높이라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제네바 소재 세계 범죄 통계를 집계하는 스몰암즈서베이는 여성 살인율이 가장 높은 12개국 중 절반이 중남미 국가라고 말했다. 특히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의 경우는 여성 살인율이 10만 명 당 13.5명에 달했다. 단체는 10만 명 당 3명을 넘으면 여성 살인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콜롬비아나 아르헨티나 등은 여성 상대 범죄에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이를 해결하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지나치게 처벌이 관대하다고 말한다.
시위 참가자인 제니 살라자르(25)는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문화가 문제”라며 “사회는 여성들에게 스스로를 지키라고 가르치면서 여성들을 존중하나는 교육은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19일에는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칠레 산티아고와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도 이 같은 시위가 진행됐고 벌어졌고 지난달에는 페루, 5월에는 브라질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시위자들은 남성 우월주의 사회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니콜 니만 국회의원은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중남미 여성들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주장하고 이를 위협하는 것에 맞서 싸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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