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회사채 흥행 실패에 증권사도 줄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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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0-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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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NH투자증권을 비롯한 6개 증권사가 E1 탓에 줄손실을 보고 있다. E1이 회사채 수요예측에 실패하는 바람에 6개 주관 증권사가 채권을 떠안았으나, 애초 조건에 사겠다는 투자자가 없어 역마진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액화석유가스(LPG)업체로 코스피 상장사인 E1은 9월 30일 각각 3·5년 만기 회사채 500억원, 1000억원어치에 대한 청약·배정을 마쳤다.

이 가운데 3년 만기 회사채만 공모액보다 많은 700억원이 몰렸을 뿐 5년짜리는 기관투자자에 200억원어치가 팔리는 데 그쳤다. 결국 5년 만기 회사채 공모에서 800억원이 미달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280억원)과 공동주관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240억원), 한국투자증권(160억원), 미래에셋증권·HMC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각각 40억원)이 800억원을 떠안게 됐다.

6개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은 시장에서 정상적인 유통에 실패했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권면이자율 1.826%에 0.40%포인트를 얹은 2.226%로 회사채를 판매하기도 했다. 금리 얹혀 팔기로 증권사별로 최대 2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E1 회사채가 수요예측에 실패한 이유로는 먼저 실적 부진이 꼽힌다.

E1이 상반기에 올린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으나, 이전까지 수년에 걸쳐 워낙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매출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LPG 차량이 감소세인 것도 우려를 키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이 침체에 빠지는 바람에 실적 위험이 있는 기업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E1이 수요예측을 마친 9월 20일 기준으로 같은 신용등급(AA-)인 회사채 민평 금리는 3년 1.685%, 5년 1.928%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E1이 적용한 개별 민평 금리는 3년 1.591%, 5년 1.777%로 크게 낮았다.

결국 실적 부진에 기대에 못 미치는 금리가 흥행 실패로 이어진 셈이다. 게다가 기관 투자자가 연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장기물인 5년 만기 회사채를 기피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년물은 금리를 다소 짜게 줘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겠지만, 5년물에는 더 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SK브로드밴드는 최근 E1과 동일한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5년물에 민평 금리 대비 0.05%포인트를 가산해줬다. 마찬가지로 삼성물산도 5년물에 0.15%포인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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