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상목 기재부 1차관,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진웅섭 금감원장. [사진 제공= 각 기관]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최순실 게이트가 연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금융공기업의 경우, 금융위원장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개월 전만 해도 금융권 CEO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했으나 '최순실 정국'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CEO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거나 이미 만료된 곳은 예탁결제원과 자산관리공사(캠코), 기술보증기금,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다.
예탁결제원의 경우 이미 지난 2일부터 CEO가 공석이고, 캠코 사장에는 최근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내정됐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과 김한철 기보 이사장의 임기는 각각 다음달 27일, 내년 1월까지이며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된다.
최순실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들 금융기관 CEO 후보에 여러 인물들의 하마평이 오르내렸지만 현재는 올스톱된 상태다.
특히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차기 금융위원장 자리부터 오리무중 상태다. 현재 금융위원장 후보로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쉽게 결정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홍영만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사진제공= 각 사 ]
금융위원장 자리가 비면서 금융공기업 CEO 후보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초 최상목 1차관과 정은보 부위원장은 현기환 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현기환 전 정무수석에 대한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이로 인해 3연속 내부 출신 인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준희 전 행장과 권선주 행장 등 내부 출신이 연속으로 은행장을 맡았기 때문에 차기 행장은 관료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하마평에 거론되는 이유다.
예탁결제원과 IBK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수출입은행 등은 CEO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직간접적으로 재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과거 주기적으로 낙하산 인사설로 부침을 겪었던 시중은행들은 이번 최순실 사태가 인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행장 분리설과 함께 정부 측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우리은행 역시 민영화를 앞둔 가운데 현 이광구 행장의 연임과 더불어 금융당국 관료 출신 인사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금융권 CEO 인사가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되는 느낌"이라며 "청와대 개각 등으로 금융위원회 등 CEO 자리에도 공석이 생긴 만큼 후임 인사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 CEO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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