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80㎏ 산지 쌀 값은 12만9348원이다. 지난달(12만9628원)에 이미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쌀 생산 농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3만 원대를 하회한 데 이어 최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특히 올해 수확기에 내린 잦은 비와 이상 고온 등으로 인해 수발아(穗發芽·벼 이삭에서 싹이 트는 현상) 피해가 커 쌀 예상생산량이 당초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또 전년 동기 쌀값이 80㎏ 기준 15만1644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가격 폭락은 예년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그나마 하락 폭이 0.2%까지 좁혀져 정부가 예년보다 시장격리 시기를 앞당기고 물량도 늘린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8일 현재 공공비축미 등으로 농가에서 총 9만8000t을 매입했다. 민간 매입물량은 농협 130만t 등을 포함해 160만t에 이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쌀값 하락 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확량도 예상치보다 높지 않고 하락치도 완화되고 있으므로 곧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지 쌀값이 폭락하면서 직불금 지급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초 정부가 변동직불금 예산안으로 잡은 9777억 원은 산지 쌀값이 14만 원대인 경우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어서, 쌀값이 하락하면 변동직불금 규모는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동직불금 규모가 세계무역기구(WTO)가 정한 농업보조총액한도(1조4900억원)를 넘어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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