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던 ‘은마’, 시작도 못 한 ‘우선미’...지금 대치동은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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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1-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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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계안 선정하며 재건축 사업 속도 내던 ‘은마’...열흘 사이 8000만원까지 하락

  • 정비사업구역 지정도 못 받은 ‘우성·선경아파트·한보미도맨션’, 두 달 사이 5000만원 하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11.3 부동산 대책’ 발표 후 2주가 흐른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설계자를 선정하며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가시화되던 은마아파트의 시세는 1억원 가까이 하락했고, 일명 ‘우선미’라 불리는 우성·선경아파트·한보미도맨션 3인방은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에서 매수세가 끊겼다.

은마아파트는 네 단지 중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대치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면적 102㎡(31평)의 매매가가 11억5000만~12억30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으며 이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5000만~8000만원 가까이 떨어진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매도자만 있는 상황”이라며 “매수를 원하는 사람들은 더 떨어질 때까지 며칠 더 지켜보라”고 덧붙였다.

KB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102㎡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12억2000만원을 기록했다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뒤인 지난 11일 12억1500만원으로 하락했다.

아직 재건축 사업을 시작도 못한 우성·선경아파트·한보미도맨션의 시세도 두 달 사이 500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대치동의 또 다른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보미도맨션 2차 전용면적 85㎡가 9월에는 15억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매매가가 14억5000만원 으로 떨어졌다”며 “매매가가 올라가던 시점에서 거래가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대책 나오기 약 보름 전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을 하자마자 거래가 끊겼다”고 덧붙였다.

세 아파트는 지난 2014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주민들끼리 추진준비위원회를 결성하며 재건축을 알리는 단계에 들어섰지만, 현재 다음 단계인 정비구역 지정을 못 받은 상태다.

은마아파트가 나머지 세 아파트 보다 타격이 더 큰 이유는 재건축이 가시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치동에 위치한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설계회사를 선정하면서 주민들은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후 가격이 더 오르길 기대했던 사람들은 지금 팔아야 하나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9일 강남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주민총회를 개최해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을 설계자로 선정했다. 설계안은 총 사업비 1조1000억원(설계 용역비 150억원 포함)이 소요되며 최고 50층, 전용면적 39~109㎡, 총 5940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다만 현재 층수 규제를 두고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서울시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추진위는 은마아파트가 한강변 관리계획 대상 지역이 아니란 점과 국제현상공모를 통한 디자인 특화단지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설계안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시는 35층 규제에 예외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대치동 일대는 안갯속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미국 대선 결과와 최근 어수선한 국내 사정 등으로 시장을 더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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