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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예술감독(왼쪽부터)과 조현경 예술감독, 김인희 단장, 나인호 단장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인근 한 식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발레시어터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서울발레시어터의 가장 큰 장점은 외부 예술가와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에요. 연극인, 음악인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과도 작업을 해봤습니다. 앞으로도 타 장르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것입니다.”
서울발레시어터 제2의 도약을 꿈꾸는 나인호 신임 단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인근 한 식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멤버인 나 단장은 대표작 ‘비잉(Being)’ 등 다양한 작품으로 활동했다. 2003년 무릎 부상 후에는 서울발레시어터가 상주단체로 있는 과천시설관리공단 과천시민회관에서 공연장 운영과 행정실무능력을 익히기도 했다.
나 단장의 영입 과정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정부에서 배정받는 1년 예산으로 살림을 꾸리는 국공립 예술단체와 달리 민간 예술 단체는 매달 버는 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누군가 선뜻 나서서 단장을 맡기는 어려웠다.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초대 단장은 “단장 자리를 외부 인사에 넘길지 내부에서 고를지 고민을 많이 했다. 차라리 돈 많은 외부인에게 이사장을 맡길까도 했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함께해 온 단체 식구들은 공통된 가치관과 꿈을 공유해온 사람들이다. 아무리 돈 많은 사람이 와도 이런 부분이 맞지 않으면 함께 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고 신임 단장 선정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김 전 단장은 “다행히 나인호 단장이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여줘 단장을 시키기 위해 완전히 매달렸다”고 웃어보였다.
그럼에도 서울발레시어터는 현재 재정적으로 위기다. 기존 무용수는 30명에서 20명으로 줄었고, 10명이었던 직원 수 역시 지금은 6명만 남은 상황이다. 올해부터는 어려워진 단체 사정으로 기본 급여 대신 공연 수당으로 단원들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형편이다.
나 단장은 “민간 예술 단체들의 경우 재정 상태가 어려워지면 예산부터 줄이는데, 문제는 수익이다.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작품에 대한 예산은 결코 줄일 생각이 없다. 지금 금전적으로 어렵지만 자신 있다”고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우리 단체의 공연으로 100여편이 있는데 마케팅을 잘 해서 외부에 팔 생각을 하고 있다. 옛날 작품도 리뉴얼 할 예정”이라며 “국립발레단이나 유니버설발레단에 소속되지 않은 안무가뿐 아니라 외국단체 무용수들과의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 단장과 함께 새 예술감독에는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때부터 활동해 온 조현경 씨가 맡게 됐다. 조현경 감독은 ‘Being’ ‘라인 오브 라이프(Line of Life)’ 등에서 주요 배역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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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전 서울발레시어터 예술감독(왼쪽부터)과 김인희 단장, 조현경 예술감독, 나인호 단장의 모습 [사진=서울발레시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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