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는 이날 상대 진영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모습을 보였다.
포문은 비주류 진영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이하 비시국)가 먼저 열었다. 비시국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친박 지도부의 이정현,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과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김진태 의원 등 이상 8명은 즉각 당에서 떠나길 바란다”며 실명을 거론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어제 친박계 의원들이 모여 혁신과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만들었지만, 이는 혁신과 통합이라는 가면을 쓴 채 당을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떠나게 하고 있다”며 “친박 세력의 모임은 사실상 보수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세력들이 모여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친박계 지도부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를 꼬집어 ‘배신의 정치’, ‘막장정치’ 등 원색적인 단어를 써가며 맹공을 가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박 대통령에 의한 피해자인척 코스프레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이라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으로 악용하는 막장정치이 장본인”이라고 힐난했다.
이정현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그 모임(비시국)에서 28만 당원들이 검증해 뽑은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한 것은 가소로운 짓”이라며 “33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수 많은 정당과 많은 사람들을 봤지만 이 같은 행위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짓”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에 대한 표심으로 갈라진 친박계와 비박계의 이같은 갈등은 당 주도권을 두고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의결에서 드러난 결과로 보면 양측 모두 압도적인 세력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이날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 직무가 중지된 사건에 대해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똑같은 무게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비주류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이 대표가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날 원내지도부의 사퇴로 인해 지도부 공백상태가 불가피해져 새누리당 내홍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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