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국회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20일 안상환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부이사장)은 "이달 말 또는 내년 1월로 예정된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경쟁력 강화 TF를 해체하고, 파견돼 있던 구성원에 대해서도 새로 발령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TF는 2015년 거래소가 자본시장법 개정을 위해 신설했었다. 회사 내부적으로 지주 전환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도 맡아 왔다. TF 산하에는 법규정보팀, 지주전환팀, 분할회계팀, 기업공개(IPO)추진팀이 있고, 총 인원은 18명에 이른다.
하지만 거래소 노조 측은 꾸준히 지주 전환에 반대해왔다. 노조는 "경쟁력 강화 TF는 탁상공론으로 자본시장에 혼란만 초래했다"며 "TF를 즉각 해체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현 정부에서 추진하던 자본시장법 개정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며 "추진 동력이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정찬우 신임 거래소 이사장이 금융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것도 지주 전환을 밀어붙이기 힘들어진 이유다.
거래소에 내정됐을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을 일으켰던 정 이사장은 친박 실세로 금융당국이나 유관협회, 주요 시중은행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주 전환을 철회한 거래소는 내부조직 개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15일 정 이사장은 상무급 임원 가운데 코스콤에서 파견된 인원 1명을 뺀 14명 전원에게 잔여임기와 관계없이 일괄 사표를 받았다. 이 가운데 8명은 사표가 수리됐다. 이어 신임 본부장보 3명을 임명해 상무급 임원 수를 15명에서 10명으로 줄였다. 임원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
거래소는 부서 통폐합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약 130개에 달하는 팀 가운데 10개가 사라지거나 합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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