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새 행장 선임, 임추위 구성 없이 진행…"잡음 예상"

  • 관련 법 개정에 정부·국회와 논의 필요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다가오는 수출입은행의 새 행장 선임은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거치지 않고 기존의 방식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은은 지난해 혁신안 마련과 함께 임추위 구성을 시사했지만, 정부 및 국회 측과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어서다.

8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이덕훈 수은 행장은 오는 3월 5일 임기가 만료된다. 수은의 행장 선임은 수출입은행법에 따라 별도의 후보 추천 없이 이뤄진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청와대에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산업은행과 수은 등에 낙하산 인사 문제가 제기됐고, 수은은 사외이사 참여 확대와 자문위원회의 기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내놨다. 임추위 구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수은의 상황은 새해 들어서도 변함이 없다. 수은 관계자는 "당시 임추위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시국에 논의가 잘 안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지난해 대표 발의한 수은법 개정안 등은 표류 중이다. 이 같은 현안을 다뤄야하는 상임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제 의원 등은 산은과 수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려는 취지로 관련 개정안을 발의했다.

따라서 이덕훈 행장의 뒤를 이을 새 행장의 선임은 누가 되든 낙하산 인사 의혹을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사실상 2개월 안에 관련 법을 바꾸고, 임추위를 통해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차기 후보는 아직 거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간 수은 행장의 상당수가 기재부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이변 없이 기재부 1급 관료 출신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선임 자체가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이덕훈 행장이 당분간 직무를 이어가게 된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 행장은 연임한 사례가 없고 새 행장 자리에 누가 오든 시끄러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임추위 구성은 관련 논의를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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