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성 인하대(총장·최순자) 경영학과 명예교수의 교직 인생은 인하대에서 시작해 인하대에서 끝을 맺었다.
30년 동안 경영학과 교수로 지내며 이룬 업적은 단지 수많은 우수한 제자들을 우리 사회에 배출한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후진 양성을 위한 선배들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현명한 답을 남겼다.
최 명예교수의 이름을 딴 ‘최태성 장학회’.
제자 몇몇이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며 뜻을 모은 게 계기가 됐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경영학과 후배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는 설명에 최 명예교수도 함께 하겠다 약속했고 인세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여기에 졸업생들이 십시일반으로 장학금을 내놨다.
그렇게 모인 돈으로 그 해 학생 1명에게 70만원을 지급했다.
김인종(경영 89) 장학회 회장은 “최 교수님의 제자 사랑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남달라 교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이 늘 많았다”며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 말고는 주목받고자 어떤 일을 하는 분이 아니셨지만 제자들이 좋은 뜻으로 장학회를 만든다고 하니 선뜻 힘을 보태주셨다”고 말했다.
장학회 설립 이후 10년이 넘는 동안 학생 83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누적 장학금액만도 현재 약 1억원에 이른다.
이 장학회는 설립자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여타 장학회와는 다르다.
선배들이 후배들의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장학회를 통해 도움받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장학회 회원이 된다. 이들이 졸업 뒤 취업을 하고 수입이 생기면 그 일부를 기부금으로 내놓는다.
이렇게 마련된 장학기금은 또 다시 경영학과 후배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된다. 선순환 구조다. 설립 당

인하대 최태성 장학회 [사진=인하대]
기부금 액수 등 다른 규칙은 없다.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원하는 만큼만 기부하면 된다.
장학회의 다른 특징 하나는 기금 모금과 장학금 수여 활동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승의 날 등 한 해에 두 번 씩 장학회 선후배들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70년대 학번부터 2000년대 학번까지 다양한 연령의 회원들이 모인다. 후배들에게는 각계각층에 있는 선배들에게 경험과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 회장은 “장학금 전달이 우리가 할 기본 역할에 불과하다”며 “장학금으로 연결된 선후배들이 만나 후배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우리 장학회의 핵심 역할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와 선후배들의 내리사랑 본보기가 되고 있는 최태성 장학회는 24일 인하대 6호관 320호에서 장학기금 기부 기념 현판식을 가졌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최 명예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곳이다.
현판식을 하자는 의견이 수 년 전부터 나왔으나 최 명예교수가 완강히 거부해 퇴임한 지 1년이 훨씬 넘어서야 이름을 걸 수 있게 됐다.
이 자리에서 장학회는 학교발전기금과 장학금 등으로 1억2천500만원을 학교에 전달했다. 기부한 이들은 45명이다.
최순자 총장은 축하 인사말에서 “최태성 장학회는 교수의 뜻을 기려 제자들이 설립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특히 장학회의 특징인 선순환 구조는 선후배 간 내리사랑을 보여주고 있어 앞으로 이러한 장학회가 많이 생겨나 후배 사랑의 꽃을 피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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