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통화 관련 은행권 현장점검 배경설명과 투기 위험성 경고'에 대해 브리핑을 마치고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여전히 널뛰는 가상화폐 테마주 탓에 규제에 나선 정부가 무색해졌다. 애초 대책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3일 우리기술투자 주가는 전일 대비 12.05% 오른 4905원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때 23%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우리기술투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가지고 있다.
팍스넷 주가도 25% 가까이 올랐다. 역시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위지트와 비덴트 주가는 각각 약 4%와 2% 상승했다.
반대로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선 테마주도 많았다. SBI인베스트먼트(-0.41%)와 옴니텔(-1.11%), 매커스(-0.59%)를 비롯한 가상화폐 관련주가 줄줄이 반락했다.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발표로 한때 가상화폐 테마주가 일제히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상화폐 테마주는 비트코인 가격을 따라 다시 널뛰고 있다. 가상화폐 가격이 뛰면 코스닥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갈 정도다. 이날에는 '트럼프의 남자'로 불리는 거물 투자자 피터 틸이 비트코인을 매집해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10% 이상 치솟는 큰 변동성을 보인 이유다.

여전히 널뛰는 가상화폐 테마주 탓에 규제에 나선 정부가 무색해졌다. 애초 대책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
가상화폐 자체는 기술적으로 규제를 피하는 수단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잇단 규제에도 투기세력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가상화폐 관련주가 등락을 되풀이하면서 공매도 세력 개입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규제로 가상화폐 공급량 제한에 나서면 투기를 더 부추길 수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도 거래 자체를 중단하기보다 투명한 거래를 위한 시장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테마주 널뛰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늬만 가상화폐주'도 많다. 본업과 무관하지만 테마주로 묶이면서 시세를 분출하는 상장사가 적지 않다. 진공증착장비업체 한일진공이나 도급약품업체 케이피엠테크가 대표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가상화폐 테마주에 투기세력이 개입돼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렇더라도 가상화폐 테마주는 꾸준히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은 올해에도 4차 산업혁명 일환으로 가상화폐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을 다양한 분야에 도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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