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생명 자금조달 구원투수로 나선 DB손보

DB손해보험이 DB생명보험 자금조달에 구원투수로 나선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코스피 상장법인인 DB손보는 오는 13일 비상장업체 DB생보에서 발행하는 후순위채(총 800억원) 100억원어치를 인수한다.

DB손보가 사주는 후순위채는 이율 5.2%에 만기 10년이다. DB생명은 이번에 DB손보로부터 들어오는 100억원 전액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쓴다고 밝혔다. DB손보는 DB생명에 99% 이상 출자하고 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염두에 둔 것이다. 금융당국은 여기에 맞춰 지급여력비율(RBC)을 150% 이상으로 높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DB생보는 이미 지급여력비율을 170% 이상으로 유지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후순위채를 발행하면 비율이 190% 수준으로 올라간다"며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높고, 그래야만 투자자에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대기업집단에 속한 보험사끼리 회사채를 돌리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전자공시(특수관계인으로부터 채권 매수)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는 DB손보·DB생명이 유일하다. 생보와 손보가 모·자 관계로 엮인 경우도 DB그룹을 빼면 태광그룹(흥국생명·화재)과 한화그룹(한화생명·손보), 삼성그룹(삼성생명·화재) 정도만 꼽을 수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모회사가 회사채 인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 기관 투자자를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DB손보는 과거 계열사를 지원했다가 손실을 떠안은 경험이 있다. 동부건설이 대표적이다. 부실이 갈수록 커지는 바람에 DB그룹(당시 동부그룹) 유동성을 악화시켰다.

물론 DB생보는 우량기업이다. 연결재무 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1~3분기 388억원을 기록했다. DB손보가 같은 기간 거둔 영업이익은 7293억원에 달했다. 1년 만에 18% 가까이 늘었다.

DB손보 관계자는 "DB생보는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고, 구조적으로 탄탄하다"며 "이번 회사채 발행은 회계기준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DB그룹 김준기 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DB손보 지분을 약 23%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소액주주 비율은 50%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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