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예술단 본진은 지난 6일 만경봉 92호를 타고 북한 원산항을 출발, 동해 묵호항에 도착한 뒤 방남 엿새 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들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11일에는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각각 공연해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한국에서 6일간 머물며 두 차례 공연을 한 북한 예술단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북한 예술단 6박7일 일정 중 최고의 하이라이트 7개의 명장면을 꼽아봤다.


지난 6일 묵호항에 들어온 만경봉92호에는 7일 오전까지 인공기가 게양돼 있었으나 낮부터 한반도기로 바꿔 달았다. [연합뉴스]
만경봉 92호는 지난 6일 인공기를 매단 채 북한 예술단 본진 114명과 선원·승무원 96명을 태우고 동해 묵호항에 입항했다. 당시 만경봉 92호 선미에는 인공기가 달려 있었다.
묵호항에 들어온 만경봉92호에는 7일 오전까지 인공기가 게양돼 있었으나, 이날 낮 한반도기로 바꿔 달았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은 8일 강릉아트센터 공연 다음 날까지 묵호항에 정박한 만경봉 92호를 숙소로 썼다. 북한 예술단이 이튿날인 10일 만경봉 92호는 10일 북한으로 복귀했다.
◆화려함과 수수함···'레드&블랙' 단복


만경봉 92호를 타고 방한한 북한 예술단은 첫날 묵호항에 정박해 하선하지 않고, 다음날인 7일 오전 배에서 내려 남쪽 땅에 첫발을 내디뎠다.
'북한판 아이돌'로 꼽히는 북한 예술단에 사람들의 패션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모든 옷은 '레드&블랙'으로 통일됐다.
여성 단원들은 고급스러운 선홍색 코트에 검정 털목도리, 장갑과 부츠 차림을 하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줄지어 등장했다. 남성 단원들도 검은 코트와 검은 털모자를 착용했다.
지난 1일 방한한 북한 선수단과 같은 옷차림이다.
이후 리허설 등 공연 준비를 위해 서울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삼지연 관현악단 단원들은 한층 편안한 차림새로 나타났다. 남녀 단원들 모두 인공기가 박힌 빨간색 맨투맨 티셔츠와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착용했다.
◆'J에게' 등 한국 노래로 꾸며진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강릉과 서울에서 진행된 공연에서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한국 관객들을 배려해 관객 정서에 맞춰 한국 유명 가요를 불렀다.
지난 8일 강릉 공연에서 초반부 북한 노래를 이어가던 삼지연 관현악단은 다섯번째 곡으로 한국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설눈'이란 단어를 한국식 표현인 ‘흰눈’으로 개사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처음 나온 한국 노래는 여성 2중창이 코러스와 함께 소화한 이선희의 'J에게'였다. 이어 왁스의 '여정'과 북한에서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도 선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오른편에 김여정 부부장-왼편 김정숙 여사와 서울 공연 관람

지난 11일 오후 7시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모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오른쪽에는 김여정 특사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란히 앉았고, 문 대통령의 왼쪽으로는 김정숙 여사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앉았다.
공연이 끝난 뒤 작별인사를 나누던 김여정 특사는 문 대통령 내외에게 "꼭 평양에 와 달라"고 말했다.
◆소녀시대 서현 '깜짝' 등장···北예술단과 합동 공연

서울 공연에서는 깜짝 게스트도 등장했다. 바로 소녀시대의 멤버 서현이다.
공연 당일 급하게 연락받고 참여하게 됐다고 알려진 서현은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피날레에서 북한 가수들과 '다시 만납시다'와 '우리의 소원'을 함께 불러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날 공연에서는 '우리의 소원'을 부른 뒤 서현과 북한 예술단원이 포옹해 가슴 뭉클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북 예술단의 '처음과 끝' 현송월 단장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마지막 일정이자 예술단의 마지막 방한 공연인 서울 공연에서는 현송월 단장이 무대에 올라 깜짝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 후반부에 등장한 현송월 단장은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로 좌중을 휘어잡았다. 현송월 단장이 "평양에서도 다 들리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문 대통령은 미소를 지었고 도종환 장관은 큰 소리로 '현송월'을 연호했다.
현송월 단장은 "통일을 바라는 뜻이 깊은 공연장이 바뀌지 말고 통일의 노래가 울렸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 온 민족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화해와 단합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러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가요 '백두와 한나(북한에서 한라산을 이르는 말)는 내 조국'을 불렀다.

◆내려올 땐 긴장 반·호기심 반···올라갈 땐 환한 미소
강릉과 서울 공연 등 모든 방한 일정을 끝낸 북한 예술단은 12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환길에 올랐다.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137명은 이날 서울에서 숙소로 머물렀던 워커힐호텔에서 나와, 오전 11시 20분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절차를 완료하고 북측 CIQ로 이동했다.
예술단원들은 올 때와 같이 선홍색 코트와 검은 털모자 등을 입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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