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40대 직장인 A씨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알아보다가 크게 놀랐다. 2년 전에는 2%가량의 이자만 내면 됐지만 최근에는 금리가 5%가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5억원짜리 집을 담보로 2억원의 대출을 받을 경우 예전에는 연간 400만원의 이자를 내면 됐지만 연 1000만원으로 크게 늘어 부담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가계대출 비중'을 보면 2016년 1월 이자율 3% 미만 대출자 비중이 46%에서 2017년 1월에는 30%로 급감했다.
반대로 3%에서 6% 미만의 이자율을 적용받는 대출자 비중은 2016년 1월 52%에서 2017년 1월 67.3%로 늘었다. 작년 1월에는 82%까지 치솟았다.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는 무려 85.6%에 달한다.
이처럼 대출자들의 금리부담이 늘어난 이유는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른 탓이다. 실제 2016년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1.41%에서 2017년 11월 1.62%로 올랐고, 2018년 11월에는 1.93%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후인 지난해 12월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전달보다 0.08% 포인트 오른 연 2.04%를 기록했다. 2015년 1월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잇따른 대출규제로 인한 가산금리 상승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2017년 6월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 강화를 시작으로 지난해 9·13 대책 등 강력한 가계부채 억제 대책을 잇달아 내놨다. 즉, 정부 방침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총량을 줄이는 반면, 이익을 남기기 위해 금리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금융사들은 가계대출을 줄이는 대신 일부 가산금리를 등을 인상해 수익을 보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1월 가계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3.39%에서 작년 1월 3.71%로 올랐고, 작년 11월에는 정부의 경고로 3.63%로 소폭 내렸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세와 높아진 가산금리 탓에 전체 대출 금리는 앞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가산금리는 대출 시 발생하는 업무원가와 각종 리스크 관리비용, 교육세 등 법적 비용과 함께 마진(이익률)에 영업상황을 감안한 추가 조정 등을 거쳐 산출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외에 코픽스 금리 상승으로 전체 대출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특히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일부 대출자들의 신용도가 하락하고 있고, 이자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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