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사진=이경태 기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대처하고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국내 대기업집단의 사업재편이 눈에 띈다. 지난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의 기업결합(M&A)가 국내 기업 전체의 절반을 넘었을 뿐더러 2년새 기업결합 금액 역시 2배가량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국내에서는 2017년 삼성전자-하반 간 기업결합 등 큰 장이 서지 않아 결합 금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결합 전체 건수는 모두 702건이며, 금액은 486.6조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건수는 34건 늘었지만, 금액은 오히려 22조8000억원이 줄었다.
이 중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570건으로 전년 대비 56건 증가했으나 금액은 43.6조 원으로 전년 대비 10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 분쟁 등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대형 기업결합은 줄고, 소규모 인수·합병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업 구조 재편 등의 의미를 갖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는 44건이나 늘었지만, 금액은 5조9000억원이 줄었다. 국내 기업에 의한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활발하게 추진돼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열사 간 기업결합에는 전년과 같이 합병 방식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장동력 확보 등의 의미를 갖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건수는 12건 증가했지만, 이 역시 금액에서는 4조3000억원이 감소했다.
또 국내 기업이 국내 기업을 기업결합한 건수는 554건으로 전년 대비 49건이 늘었다. 이와 달리, 금액은 41조8000억원으로 8000원이 줄었다.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을 기업결합한 건수는 16건으로 전년과 비교해 7건이 증가했다. 금액은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조4000억원이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이하 대기업 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결합 건수는 208건, 결합 금액은 22.5조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건수는 73건이 증가했으며 금액 역시 3조6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이들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기업결합 금액은 전체 국내 기업결합 금액의 51.6%를 차지할 정도다. 전년 35% 수준에서 대기업집단의 기업합병 금액 비중이 급증한 것. 또 대기업집단의 지난해 기업결합 금액은 2016년 11조100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세로 접어들면서 대기업집단의 사업재편 등이 요인으로 손꼽혔다.
자산총액 10조 원 이상인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회사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와 금액 역시 152건, 20조7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132건으로 전체(702건)의 18.8%를 차지했다. 금액은 443조원으로 전체(486.6조 원)의 91.0%를 기록했다. 다만,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 결합 건수는 37건으로 전년 대비 4건이 줄었으며, 결합 금액도 5조원으로 전년 대비 4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7년만 하더라도 외국기업의 기업결합을 보면, 다우 케이칼과 튜퐁간 152조원 등 큰 건이 많았지만, 지난해는 커다란 기업결합이 많지 않았던 부분"이라며 "국내 대기업집단의 경우, 지난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재편이 눈에 띄면서 상대적으로 기업결합 규모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