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달 21일 출시한 신형 쏘나타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남양주까지 편도 70㎞ 시승해봤다. 시승 결과 '얼굴만 잘생긴 줄 알았는데 공부까지 잘하는 엄친아'를 마주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5년 만에 풀체인지된 쏘나타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라는 새로운 현대차 디자인 철학을 적용했다. 첫 인상은 '날렵해지고 젊어졌다'는 것이다. 한눈에 봐도 기존 모델보다 차체가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모델 대비 길이(전장+45mm)와 앞·뒤바퀴 차축 간 거리(축거+35mm)는 길어졌지만, 전고는 30mm 낮아졌다. 낮아진 차체는 커브를 돌 때 묵직한 안정감을 줬다. 또한 흐르는 듯한 쿠페 스타일의 뒤태는 '쏘나타 맞냐'는 질문을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주간주행등 디자인도 점등을 하지 않았을 때는 보닛을 따라 흐르는 크롬 장식처럼 보이지만, 점등 시에는 램프로 변환되면서 빛이 투과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겉모습만 바뀐 게 아니다. 현대차와 카카오와 협업해 적용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카카오 i)를 탑재한 쏘나타는 차내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모든 것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핸들 왼쪽에 위치한 버튼을 클릭하고 "주변 주차장을 찾아줘", "에어컨 온도를 낮게 해줘" 등을 주문하자 음성인식 비서가 모든 주문에 정확히 응답했다.
양산차에 명령어가 인식되는 기능을 적용한 것은 쏘나타가 처음이다. 다른 차종의 음성인식은 키워드 중심인 반면, 쏘나타는 실제 비서와 대화하는 듯한 체험을 가능케 했다. 다만 음성인식 비서의 경우 마이크가 핸들부분에 위치해 있어 운전자가 아닌 조수석의 음성이나 뒷자석의 음성은 인식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차로 유지 보조(LFA) 기능은 동급 차종보다 선명하게 제 역할을 해낸다. 차선을 넘나들 때마다 핸들에 전달되는 둔탁한 진동음과 알림음은 ‘차와 소통하며 달리고 있다’는 일종의 안정감을 줬다.
차선을 넘었을 때 조향되는 스티어링 휠은 동급 차종보다 강력해서 신속하게 차선을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 서스펜션 기능도 제 역할을 해낸다. 속도를 내 달리더라도 심한 흔들림 없이 편안한 '꿀렁임' 정도만 전달됐다.
◆연비 좋아졌지만 추월 시 힘은 부족··· 달리고 싶다면 1.6터보모델
쏘나타 가솔린 2.0 모델은 최고출력 160마력(ps), 최대토크 20.0(kgf·m)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가속력은 좋았지만, 고속구간 추월 시에는 엔진회전 수가 빠르게 상승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빠른 주행을 꺼리기 때문에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도심에서 스마트한 주행모드를 즐기는 데일리카로 제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엔진인 스마트스트림을 장착한 쏘나타의 복합 공인연비는 13.3㎞/ℓ다. 가격은 2346만~3289만원.

신형 쏘나타 [사진 = 김해원 기자 ]

신형 쏘나타 [사진 = 김해원 기자 ]

신형 쏘나타 [사진 = 김해원 기자 ]

신형 쏘나타 [사진 =김해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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